미국 수의학회 방문기 2편
학회는 4일 동안 진행됩니다. 보통 이틀 정도만에 끝나는 국내 학회만 다녔기 때문에 그 규모가 상상이 잘 가지 않았는데, 일정표를 보니 압축하고 압축해서 4일의 스케줄로 만든 학회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강연, 세미나, 워크샵, 박람회까지 학회의 모든 것을 돌아보기에 4일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는데, 그만큼 수의학이라는 분야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것이겠죠.
듣고 싶은 강연들의 시간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학회장도 넓어서 한 강의를 듣고 다음 강의를 들으러 가려면 바삐 움직여야 했고 동시에 움직이는 인파들도 많아서 다음 강의실까지 걸어서 15-20분이 걸려서 하루에 학회장 안에서만 만보 이상을 걸었습니다.
알찬 강의들이 많았는데, 인기가 많은 분야의 강의는 자리가 부족해서 서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한 분야의 교과서일 정도로 유명한 수의학 서적의 저자들의 강연들도 많아서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쉬는 시간 묻고 싶던 질문도 하지 못했습니다.
강의 외에도 핫한 신약에 대해 기업에서 홍보하는 세미나도 많습니다. 다만 획기적인 신약들이 많은데 아직까지도 통관, 승인등의 문제로 한국에 들여올 수 없는 약들이 많아 아쉽습니다. 보따리상들을 통해서 어둠의 루트로 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대학병원은 그런 방식으로는 구할 수 없어서 약을 구비한 다른 지역병원으로 전원한 환자들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서 이번 학회 때 있었던 일화가 있습니다. 단백소실장병증, 간부전 등 여러가지 이유로 알부민이 부족한 동물들은 수혈을 통해 알부민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이 때, 같은 종인 개에게서 유래의 알부민을 수혈해 주는 것이 부작용도 적고 좋지만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어서 사람으로부터 유래한 알부민을 수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 알부민은 미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늘 아쉽습니다. 마침 이번 학회에 수혈로 유명한 대가의 강의가 있었고 강의 후에 사람 알부민 수혈에 대해 물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질문을 하면서도 머쓱했습니다. 언제쯤 약을 구함에 있어서 통관과 재고 걱정없이 동물들을 치료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 위 정보는 2025년 0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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