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거슬리는 며느리발톱
얼마 전 병원 근처 애견 미용샵 실장님이 울상으로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를 안고 들어왔다.
“원장님~ 저 사고 쳤어요.” 실장님 품에 안긴 요크셔테리어는 뒷다리가 휴지 뭉치로 감싸여 있었는데 휴지를 치워보니 발가락 쪽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첫 미용이라 신경 쓴다고 했는데 클리퍼로 발가락에 상처를 낸 것이었다.
문제의 발가락은 며느리발톱(dewclaw)이었다. 며느리발톱은 다른 발톱과는 떨어져 발목 가까이 붙어 있는 발톱으로 주로 앞다리에 위치하고 간혹 앞, 뒷다리 모두에 있는 경우도 있다.
뒷다리 며느리발톱은 앞다리 며느리발톱과 달리 많이 퇴화되어 뼈나 근육 없이 피부로만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며느리발톱은 유전적인 소인으로 나타나는데 상근이로 유명해진 그레이트피레니즈의 경우 며느리발톱이 2개 있는 것을 정상으로 본다.
며느리발톱은 지면에 닿지 않기 때문에 발톱이 지속적으로 자란다. 사람의 내향성 발톱처럼 살을 파고들듯 둥글게 자라 발바닥 패드에 박혀 상처를 입히거나 주변 조직에 염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특히 요크셔테리어처럼 장모종은 털에 덮여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아 미용 시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 산책하거나 풀숲에서 뛰어 놀다가 걸려 찢어지거나 발톱이 빠지는 사고도 흔하게 일어난다.
며느리발톱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발톱관리가 중요하다. 산책을 많이 시켜 발톱이 지면에 갈려 따로 잘라주지 않는 반려견의 경우도 며느리발톱은 주기적으로 잘라줘야 한다.
발톱을 자를 때는 다른 발톱과 마찬가지로 혈관을 피해 자르면 되는데 발톱 색이 어두운 경우 발톱이 급격히 좁아지는 부위를 자르면 혈관을 피할 수 있다. 약 2주 간격으로 자르는 것이 적당하며 목욕 후 발톱에 수분이 많은 상태로 자르는 것이 발톱이 갈라지지 않고 잘 잘린다.
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며느리발톱을 수술로써 제거 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며느리 발톱을 다 제거하는 것은 아니고 뼈 없이 피부로만 연결되어 있는 뒷다리 며느리 발톱이 대상이다.
수술 적기는 생후 1주일 이내에 신경, 혈관 등이 발달하기 전 제거 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그 시기를 놓친 경우 중성화 수술시 같이 하는 것을 권장한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