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편안히 떠나보내는법..“맘껏 우세요”
2016.01.29 16:18:05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반려동물과 사별은 생각보다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사람과 사별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나중에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으로 힘겨워하는 사람이 많다.
입양하는 것만큼 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을 갖고,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30%가 사별한 뒤 적어도 6개월간 슬픔과 비통에 힘겨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사별 상담사인 재닛 짐머맨은 “실제로 당신은 예전의 당신이 아니게 된다”며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조언했다.
직장인이라면, 휴가를 써서 충분히 애도 기간을 가진 뒤에 복귀하는 것이 좋다. VM웨어, 맥스웰 헬스, 킴프턴 호텔 등 일부 미국 기업들은 반려동물과 사별한 직원에게 휴가를 줄 정도로 펫로스를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
사별한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반려동물과 사별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부인하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분노를 주변 사람에게 투사하거나, 죄책감으로 자책하기도 한다. 이 모든 감정이 가라앉으면, 슬픔과 비통함이 자리 잡는다.
아이의 경우에, 반려동물과 사별로 죽음을 처음 경험하게 된다. 아이는 죄책감을 느끼고 자책하거나, 반려동물을 구하지 못한 부모나 수의사를 원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죽을 수 있단 사실을 깨닫고 겁먹는다. 이를 걱정해서 반려동물이 도망갔다고 말하는 부모도 있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는 계속 반려동물을 찾아다니게 되고, 진실을 알게 되면 배신감을 느낀다. 오히려 사실 그대로 말하고, 부모가 느끼는 슬픔을 아이와 공유하는 것이 좋다.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갖는다면, 아이가 스스로 우울을 극복하는 경험을 갖게 된다.
반려견 ‘칩’과 사별한 에리카 리는 회사에 하루 휴가를 신청하고, 슬픔에 빠진 아들을 다독였다. 에리카 리는 “집에서 아들과 함께 지내며, 함께 슬퍼한 시간은 매우 귀중하고, 중요했다”고 말했다.
인생 경험이 많은 장년층이라고 해서 반려동물을 먼저 보내는 것이 쉽진 않다. 오히려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특히 독거노인인 경우에 삶의 목적을 상실하고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새 반려동물을 들이는 것도 복잡한 문제다. 어린 반려동물을 들이면, 남겨두고 갈 걱정 때문에 입양을 선택하기 쉽지 않다.
영국 동물구호단체 블루크로스는 반려동물을 잘 아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슬픔을 나누거나, 사람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경우에 종이에 적을 것을 권하고 있다.
블루크로스는 홈페이지에서 사별한 반려동물에게 추모편지와 온라인 기념비를 남기는 사별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동물에게 느낀 사랑과 슬픔을 남김없이 편지에 적다보면, 슬픔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과 사별하는 마지막 단계는 새 가족을 들이는 일이다. 이별한 친구의 빈자리를 채워줄 거라고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새 친구는 절대 그 자리를 채워줄 수 없고, 새 친구는 다른 존재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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