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수호성인 '성 안토니오'축제 동물학대 논란...모닥불 위를 뛰어넘는 말들

2026.01.19 21:06:30    이훈 에디터 기자 hoon@inbnet.co.kr

[노트펫] 동물의 수호성인 ‘성 안토니오(San Antón)’ 축일을 맞아 스페인의 한 작은 마을에서 열린 기마 축제가 또다시 국제적인 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섰다.

  ■ 18세기 전통 ‘라스 루미나리아스’… 연기 속을 달리는 말들

 

                               ⓒ노트펫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북서쪽의 산 바르톨로메 데 피나레스(San Bartolomé de Pinares)에서 열린 ‘라스 루미나리아스(Las Luminarias)’ 현장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동물 학대 문제를 지적했다.

 

이 축제는 18세기 전염병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전통으로, 매년 성 안토니오 축일 전야에 기수들이 말을 타고 마을 곳곳에 피워진 거대한 모닥불 위를 뛰어넘는 의례를 치른다. 마을 주민들은 "불꽃의 연기가 동물을 정화하고 질병으로부터 지켜준다는 믿음이 3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권 단체, ‘동물의 공포’를 전통으로 포장하지 말 것 촉구

 

하지만 로이터는 이번 축제가 화려한 외양 뒤에 동물의 고통을 담보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비중 있게 전했다. 스페인의 동물권 정당인 PACMA(동물 학대 반대 당)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불꽃과 연기에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는 말들을 강제로 불길 속으로 몰아넣는 행위는 명백한 학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로이터는 "기수들은 말의 갈기와 꼬리를 젖은 천으로 감싸 화상을 방지한다고 주장하지만, 동물이 겪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연기로 인한 호흡기 피해는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포착된 영상에는 뜨거운 열기와 자욱한 연기 속에서 말이 주춤거리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이 담겨 논란을 뒷받침했다.

  ■ "전통인가 학대인가"… 스페인 내 깊어지는 갈등

 

AI 생성'라스 루미나리아스' 이미지

 

스페인 정부가 최근 반려동물 복지법을 강화하며 동물권 보호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민속 축제는 '문화유산'이라는 명목하에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로이터는 "전통을 고수하려는 마을 주민들과 진화된 동물 복지 기준을 요구하는 국제 사회 및 환경 단체 사이의 갈등이 매년 성 안토니오 축일마다 되풀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축제에 참여한 한 주민은 로이터에 "우리에게 말은 가족과 같다. 학대가 아니라 축복을 주는 것"이라고 항변했으나, 국제 동물권 단체들은 스페인 정부에 해당 축제의 즉각적인 금지 혹은 방식 변경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기마축제인 라스 루미나리아스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전통이 현대의 윤리적 가치와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드리드 시내에서 열린 평화로운 '반려동물 성수 축복식'과 대비되는 산 바르톨로메의 거친 불길은, 스페인이 해결해야 할 동물 복지의 양면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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