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일은 '삼겹살데이' 아니고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
2026.03.02 08:13:56 이훈 에디터 기자 hoon@inbnet.co.kr[노트펫] 3월 3일은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World Wildlife Day)’입니다. 3월 3일은 우리나라에서 '삼겹살 데이'로도 알려져 있지만, 지구의 미래를 위해 '야생 동식물의 날'로서의 의미도 함께 되새겨 보시면 더욱 뜻깊은 하루가 될 것입니다.
이 기념일은 2013년 12월 20일, 제68차 유엔 총회에서 공식 선포되었습니다. 3월 3일은 1973년 워싱턴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채택된 날입니다. CITES 채택 40주년을 기념하여 이 날을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야생 동식물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기념하고, 야생동물 범죄(밀렵, 밀수 등)와 서식지 파괴로 인한 멸종 위기 상황에 대해 인식을 높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WWF(세계야생동물기금)의 ‘지구생명보고서 2024’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전 세계 야생 척추동물 개체군의 평균 규모는 73% 감소하였습니다. 우리가 관찰해 온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적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인간의 활동이 있습니다. 인구 증가와 수렵·채취 기술의 발달은 자연에 가해지는 압력을 키웠습니다. 특히 사람들에게 ‘가치’나 ‘이익’을 제공하는 야생동식물은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러한 밀렵이 코끼리의 유전자 구성까지 변화시켰다는 점입니다. 모잠비크 일부 지역에서는 상아가 있는 코끼리가 집중적으로 사냥되자, 생존을 위해 상아 없이 태어나는 암컷 코끼리의 비율이 50% 이상으로 급격히 높아졌다고 합니다.
사진=WWF제공, 모잠비크 상아없는 코끼리.
상아를 위해 코끼리를 죽이고, 뼈와 가죽을 위해 호랑이를 밀렵하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있는 한, 불법 거래는 멈추지 않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포유류, 천산갑은 지난 10년간 100만 마리 이상 거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기는 식용으로, 비늘은 약재로 사용됩니다. 이처럼 약재나 식용, 장신구 같은 수요에 더해 최근에는 희귀 동식물을 반려용으로 기르려는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야생동식물 불법 거래 시장은 약 2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이미 거대한 산업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사진=WWF 제공
야생동식물의 불법 거래는 생태계 파괴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인수공통감염병’ 확산이라는 또 다른 위협을 동반합니다. 불법으로 거래되는 동식물은 토착종이나 가축, 사람에게까지 새로운 질병에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종 감염병의 70% 이상이 동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스(SARS)나 메르스(MERS), 조류독감이나 코로나19(COVID-19) 역시 인수공통감염 발병의 사례들이죠.
사진=WWF 제공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야생동식물 불법 거래는 마약, 무기, 인신매매 다음으로 수익성 높은 세계 4대 국제 범죄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국적 범죄 조직이 개입하여 밀렵과 유통은 점점 조직적이고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으며 돈 세탁, 마약 밀매 등의 다른 중대 범죄 네트워크와 결탁하며, 사회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1975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을 맺어 현재 약 4만 종 이상의 생물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협약은 야생동식물 국제 거래를 통제하고, 불법 거래를 명백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진=WWF 제공
생태계는 서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 역시 그 안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입니다. 우리는 자연이 주는 깨끗한 물과 공기, 식량과 기후 안정성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어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상어 지느러미를 먹기 위해 매년 최대 1억 마리 이상의 상어를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특정 종의 감소는 단지 한 생물의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흔드는 일입니다.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면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기반 자체가 불안정해집니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야생동물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선택, 희귀동물 카페와 같은 출처가 불분명한 동물 체험 공간을 이용하지 않는 실천, 불법 거래가 의심되는 야생동식물 유통을 신고하는 행동, 자신의 소비에 책임을 다하는 태도, 이 모든 행동이 변화를 만드는 힘이 됩니다.
멸종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자연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WWF 판다new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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