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개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을까
필자가 어린 시절 슈퍼 히어로는 단연 슈퍼맨이었다. 그런데 그 슈퍼맨이 2013년부터 리부팅되어 스크린에 돌아왔다. 아마 세계적인 히트 시리즈인 어벤져스에 대항하기 위한 의도인 것 같다.
그 3년 전 슈퍼맨을 되살려낸 영화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에는 두 종류의 개들이 등장한다. 그 개들과 주인과의 관계를 보면 '미국과 한국에서 개를 보거나 다루는 관점이 이렇게 많이 다르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준다.
영화의 어떤 장면이 그렇게 느끼게 했을까?
미국에서는 토네이도라는 강풍이 종종 분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그저 그런 수준의 강풍이 아니다. 지붕이 통째로 날아가고, 자동차도 옆집으로 점프하여 날아갈 정도의 강력한 위력을 가진 바람이다.
토네이도가 강하게 일어나면 도시가 마치 융단 폭격을 맞은 것처럼 처참하게 파괴되기도 한다. 이 정도 같으면 거의 재앙이다.
그런 토네이도가 영화 '맨 오브 스틸'에서도 등장한다. 토네이도의 결과 슈퍼맨은 머나먼 은하에서 우주선을 타고 날아온 자신을 지구에서 키워 주었던 양부(養父) 조나단 켄트를 잃고 만다.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했던 조나단은 극중 상황에서 굳이 죽지 않아도 될 길을 선택한 것 같았다. 애견인인 필자가 생각해도 그렇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조나단은 토네이도가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차안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자기 개를 구하기 위해 강풍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는 개는 구했지만 자신은 강풍에 목숨을 잃는 변을 당한다. 강풍 속으로 날아가 버리고 만 것이다.
이 장면을 본 다른 분들은 필자에게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솔직한 반응을 보였다. "개 때문에 자기 목숨을 걸고 토네이도 속을 뚫고 간다는 것이 좀 억지스럽다"는 반응이 주변에 있었다.
필자는 그 장면을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진정 개를 좋아하고 자기 가족처럼 생각하는 분이라면 그렇게 행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아무리 애견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개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면 주저할 것 같다.'는 생각도 똬리를 틀었다.
영화 속 조나단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개를 구하기 위해 토네이도 속으로 갔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은 버리면서까지 개를 구해낸다. 영화 속 설정은 애견인들이 많은 미국인의 정서상으로는 크게 이상한 부분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애견을 보는 인식의 차이가 그만큼 한국과 미국 양국 간에는 큰 것 같다. 그리고 솔직히 자기 목숨을 걸고 개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도 대해 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 아마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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