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돈 되는 ‘디자이너독’ 불법사육장 급증

2016.02.19 17:49:5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영국 미러 보도 캡쳐

 

이른바 디자이너 독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영국에서 불법 개 사육장이 급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미러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자이너 독은 인위적으로 이종교배를 시켜 태어난 개다.  

 

영국 동물보호협회 RSPCA는 최신 보고서에서 매년 영국 불법 사육장에서 태어나는 강아지가 43만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10년간 프렌치 불독, 포메라니안, 시츄, 요크셔테리어, 퍼그 등 소형견을 이용한 이종교배로 태어난 디자이너 독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등록 사육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불법 사육장이 난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믹스견이나 하이브리드견 등 다같이 이종교배견을 이르는 말이지만 디자이너 독은 사람의 손길(?)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몸값 높은 강아지로 통하고 있다.

 

이런 인위적인 이종교배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다. 특히 견종의 역사가 오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유전병이 나올 지 알 수가 없는 상태다. 

 

RSPCA의 데이비드 볼스 홍보 부책임자는 영국의 등록된 사육장이 이런 인기 이종교배 견종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등록된 사육장에서 공급하는 강아지는 약 7만마리로, 영국에서 매년 유상분양되는 강아지의 10%에 불과하다.

 

수입도 증가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규모가 작다. 아일랜드에서 웨일스를 거쳐 수입되는 강아지는 연간 4만마리에 불과하다. 리투아니아, 폴란드, 헝가리 등 외국에서 수입되는 강아지는 연간 3만마리로 집계됐다.

 

불법 사육장은 좁고 어두운 공간에 강아지를 사육하고, 판매하기 직전에 안락한 주택 안에서 사진 몇 장을 찍어, 인터넷에서 홍보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퍼피밀, 강아지공장인 셈이다. 가짜 서류로 합법적인 사육장인 것처럼 꾸며, 비싼 값에 강아지를 팔아넘긴다.

 

심각한 문제는 사육장을 제외하고 반려견과 주인이 모두 피해를 입는다는 데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난 강아지의 건강 상태는 악화되기 쉽다.

 

RSPCA가 반려견 판매상을 통해 조사한 강아지 39마리 가운데 25마리는 선천적 결함을 갖고 있었고, 6마리는 바로 안락사시켜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강아지의 약 20%가 6개월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아지가 이상 행동을 보여, 주인의 속을 태우게 하기도 한다. 태어난 지 며칠 안 된 강아지를 어미와 떼어내, 구매자에게 장거리 이송을 한 탓이다. 이 탓에 구매자의 항의 전화도 급증했다. 지난 2015년 사육장에 걸려온 전화는 3500통으로, 5년 전보다 122% 늘었다.

 

RSPCA는 반려견의 복지를 위협하는 인터넷 구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울스 부책임자는 “법제도가 반려견 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며 “특히 인터넷 판매를 다루는 것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