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설득해보세요. 그러면 입양주선을 해드리죠'

 

[김민정 일본 통신원] 직업별로 괴짜는 어느 분야든 다 있다. 괴짜 수의사라면 어떨까.

 

일본 후쿠오카현 유쿠하시시(福岡県 行橋市)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60대 수의사도 괴짜 축에 넣을 수 있을 것같다.

 

하라다동물병원 원장 무라야마 마치코(62)씨는 본업이 좀 헷갈리는 경우다. 그는 병원도 병원이지만 병원 옆에 달린 고양이 카페 '유쿠네코'에 온통 힘을 쏟고 있다.

 

4년 전 동물병원 안 약 8제곱미터 규모의 공간에 마련한 고양이 카페를 만들었다. 당초 샴푸, 트리밍을 하던 미용 공간을 반으로 쪼갰다.

 

크지도 않은 이 카페의 주요 용도는 입양이다. 많을 때는 열마리 넘게 새주인을 기다린다. 새주인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은 사육장에서 온 분양용 고양이가 아니고 모두 원래 주인이 있던 고양이들이다.

 

일종의 포기묘들인 셈이다. 그런데 포기묘라고 모두 이 카페에 들어오지는 못한다.

 

이 카페는 원칙적으로 보호자의 사정으로 불필요하게 된 동물은 거둬들이지 않는다. 모두 특별한(?) 사정이 있어 병원으로 온 고양이 뿐이다. 특히 그 무라야마씨가 그 사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이 카페에 들어올 수 있다.

 

이곳을 거쳐간 고양이 중에는 카페에 들어오기 전까지 2년 반이나 걸린 아이도 있었다. 이 카페는 지난해 39마리, 재작년 68마리를 입양 보냈다. 지금까지 대략 200마리 정도다.

 

포기묘를 포함한 유기묘는 다 같은 유기묘 아니냐 이럴 수도 있다.

 

하지만 유기묘가 되거나 양육을 포기하기에 앞서 어쩌면 숙려 기간을 갖는 것일 수도 있는 이런 방식도 있을 수 있고, 무라야마씨는 이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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