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같은 펫시터? 바로 퇴짜 맞아요"

2016.03.10 11:51:14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jtbc

 

반려동물을 돌보는 펫시터를 모델로 한 종합편성채널 JTBC의 '마리와나'가 인기다. 한켠에서는 펫시터와 도그워킹 서비스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펫시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화면 속 펫시터와 실제 펫시터는 얼마나 일치할까. 방송은 방송으로 봐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남자분이시라고요? 됐고요."

 

화면 속 펫시터는 강호동과 함께 꽃미남의 남자 펫시터들이 등장한다. 실제 현실에서는 남자 펫시터는 인기가 없다.

 

남자 펫시터라면 반려견이나 반려묘에게 완력을 쓰지나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탓이다. 마치 애견 미용사가 남자라면 혹시나 힘으로 누르거나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방문 펫시터라면 남자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펫시터를 하면서 선호되는 이들은 대부분 20대 후반 여성과 30, 40대 주부들이다.

 

◇주고객은 1인가구? 4인가구!

 

펫시터를 원하는 이들이 20, 30대의 1인 가구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비우는 시간이 많은 만큼 펫시터도 당장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다.

 

하지만 실제론 3, 4인 가구가 대부분이다. 장기여행을 가거나 할 때 펫시터들을 찾는 것이다.

 

이것은 펫시터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경제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요즘 20, 30대의 지갑은 안타깝게도 가볍다. 맡겨야 한다면 보통 친한 친구들에게 밥한끼 사주는 식으로 퉁을 친다.

 

반면 3, 4인 가구는 이미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개나 고양이를 키운다면 어느 정도 경제력이 뒷받침된다는 이야기다.

 

◇차로 픽업? 픽업할 차가 없네요

 

방송을 보면 꽃미남 펫시터들이 보호자의 집을 방문, 반려동물을 모셔(?)간다.

 

현실에서는 펫시터를 원한다 해도 마땅한 펫시터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펫시터로 선호되는 이들이 대부분 여성이고 이들은 대개는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활동한다.

 

그런데 이들은 차가 없다. 간혹 먼 거리에 있는 펫시터를 원하기도 하지만 펫시터가 이동할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해 펫시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전업하고 싶지만


방송 속 펫시터들은 하루를 꼬박 펫시팅에 쏟아 붓는다. 또 펫을 맡긴 보호자가 원하는 특식 등 특별 서비스도 대부분 수행한다.

 

하지만 이것은 역시나 방송 속에서나 가능한 일.

 

전업을 하기에는 펫시터를 하면서 받는 보수는 생각보다 적다. 그리고 아직은 펫시터 일감을 끊임없이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아르바이트이거나 투잡 개념으로 펫시터로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일부에서는 전업으로 가기 위해 여럿이 모여서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자기 집에서 펫시터들을 고용하고 여러 마리는 물론 대형견까지 맡아준다.

 

하지만 아직은 비용이 높지 않다보니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방문 펫시터 하면 편할텐데

 

펫시터의 이상형은 '방문 펫시터'로 꼽힌다. 펫시터 입장에서도 굳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없고, 개나 고양이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외출을 절대적으로 꺼리기도 한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방문 펫시팅의 비율은 높아봐야 10%가량으로 추정된다. 낯선 사람을 자신의 집으로 들이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다소 높은 비율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방문 펫시팅의 경우, 난이도가 꽤나 높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반려견의 수가 1, 2마리가 아니라 4, 5마리 이상으로 많을 때, 그리고 병이 있거나, 노령견일 때 방문 펫시터링을 신청한다.

 

한 펫시터는 현재 방문 펫시팅을 하고 있다. 담당하고 있는 개는 17살이라는 고령에, 치매에 걸려 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방문 펫시팅을 선택하게 된 계기다.


◇펫시터 하겠다고만 하면 신청이 우수수?

 

펫시터로 활동하기 위해 반려동물관리사 자격증을 따고, 자신이 10년 넘게 개나 고양이를 성심성의껏 키웠다는 프로필을 펫시팅 사이트에 올려 놓는다. 그런데 웬일인지 간혹 문의만 있고 실제 맡기겠다는 사람이 드물다.

 

펫시터는 많고, 펫을 맡기겠다는 수요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펫을 맡기겠다고 각종 커뮤니티에 올려 놓으면 펫시터들이 몰려드는 일이 다반사다. 역경매 방식이다. 비용도 당연히 내려간다.

 

아직까지는 보호자들의 펫시팅에 대한 경험이 적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펫시터는 직업이라기보다는 아르바이트에 가깝다"며 "우선은 펫시터에 대한 표준화된 모델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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