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프츠 도그쇼는 추하다"

2016.03.13 12:04:09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2016년 크러프츠 도그쇼에 참가한 개들. [출처: 크러프츠 홈페이지]

 

개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대회가 추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125년 역사의 영국 ‘크러프츠 도그쇼’가 동물 학대의 장이 되고 있어, 애견인이라면 이 대회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오피니언 기사를 내보냈다. 

 

동물보호단체에 속하거나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필자는 부문별 최고견을 가리는 크러프츠쵸를 위해 무분별한 이종교배와 동종교배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애견협회는 지난 10일부터 13일(현지 시간)까지 나흘간 버밍엄에서 크러프츠 도그쇼를 열고, 부문별로 반려견을 평가한다.

 

독특한 외모로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기 위해, 개발되어선 안 되는 견종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견종은 유전병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는게 필자의 주장. 

 

특히 브리더들이 영국 애견협회의 견종과 혈통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이종 교배든 동종 교배든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견종을 개발해왔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는 공포 영화 수준이라는것. 심장병, 간질, 갑상선 기능저하증, 백내장, 알레르기, 고관절 이형성증, 관절염, 파행증 등 갖가지 유전병을 앓게 됐으며 또 수명이 단축되고, 열성 유전자가 유전되고 있다는 설명했다.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의 둥근 두상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교배를 했고, 그 결과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은 죽을 때까지 척수공동증(syringomyelia)에 시달린다. 두개골이 뇌보다 작은 탓이다.

 

닥스훈트의 척추를 길게 만든 탓에, 닥스훈트는 디스크로 고통 받는다. 척추 질환도 흔하다. 대형견 그레이트 데인도 경추 척수가 눌리는 통증을 겪어야 한다. 목이 길고 머리가 크게 개발된 탓이라는 주장이다. 

 

영국 불독은 공을 물기는 커녕 걷기와 숨쉬기도 힘들어 한다. 주름진 얼굴로 인해 호흡기가 짧은 탓이다. 호흡기가 겨우 2.5㎝(1인치)에 불과하다. 한 동물 전염병학자는 불독이 다른 개들보다 눈, 귀, 피부, 호흡기 질환을 앓을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필자는 영국 동물보호협회 RSPCA 등 각 단체의 크러프츠쇼 보이콧도 소개했다.

 

RSPCA는 지난 2008년부터 공개적으로 크러프츠 도그쇼에 불참하고 있다. RSPCA는 크러프츠 대회가 “동종 교배와 견종 개발로 반려견 장애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영국 공영 방송 BBC도 크러프츠 대회 방송을 중단했다. BBC는 반려견 동종교배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방송을 계기로 애견협회에 특정한 견종을 대회에서 제외할 것으로 요구했고, 애견협회는 이를 거절했다.

 

영국 애견협회는 크러프츠 대회가 개의 건강보다 외모를 더 높이 친다는 비판을 부인했다. 하지만 입상이 돈으로 연결되는 현실에서 이런 비난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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