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원주의 호랑이 이야기
백여 년 전만 해도 한반도에는 호랑이, 표범, 늑대, 곰 같은 맹수들이 살았었다. 이미 오래 전에 고인이 된 필자의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호랑이는 산골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호랑이는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표범과는 달리 약간 과시하는 성향이 있어 밤이 되면 엄청난 소리로 포효를 하여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고 한다.
강원도 도계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셨던 할아버지는 필자가 어린 시절에 “도계에서는 호랑이가 종종 마을로 내려와서 집에서 키우던 개를 물고 가거나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 말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호랑이의 눈은 밤이 되면 마치 자동차의 불빛(헤드 라이트)처럼 밝게 빛이 났다. 저 멀리서도 호랑이라는 동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는 부분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동물 관련 블로그에는 몇 년 전 우리나라 호랑이에 대한 댓글이 하나 올라온 적이 있다. 이 글을 읽다보면 과거 한반도의 호랑이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글 내용을 재정리하여 소개한다.
이 글의 제목은 “강원도 원주의 무서운 호랑이 이야기”라고 명명해본다. 글을 작성해 주신 분은 강원도가 고향인 분인데 현재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다. 생생한 내용의 댓글을 보내주신 그 분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강원도 원주의 무서운 호랑이 이야기 >
저희 아버지는 강원도 원주시 반곡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저 역시 그곳에서 태어났지만 2살 때 성남시로 이사를 와서 이민 갈 때까지 계속 성남에서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겨울방학 때 태어난 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집집마다 아궁이에 마른 콩대나 나뭇가지로 불을 땠습니다. 그곳에는 보일러나 연탄을 때는 집이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TV나 전화가 있는 집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을 앞뒤로 전부 산이었고, 물건을 사려거나 약국에라도 가려면 경운기를 타고 한참 읍내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 시골마을이었습니다.
밤이면 동네 아이들이‘망우리’를 돌린다고 해서, 아궁이에서 긁어모은 불씨가 있는 나무 조각을 깡통에 넣고 논둑에 나가 새끼줄에 묶은 깡통을 돌리곤 했습니다.
지금이야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여기저기 개발이 되어 그런 시골의 광경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어쨌든 저희 아버지가 어렸을 때 밤이 되면 호랑이가 근처의 야산에서 내려와 가축이나 사람을 물어가곤 했다고 합니다. 가끔 호랑이의 포효 소리가 산에서 메아리쳐서 들려오면 마을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합니다.
좀 잔인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밤새 호랑이가 내려왔는데 그 다음날 사람이 한 명 없어지면, 건장한 청년들끼리 수색대를 짜서 산으로 실종자를 찾으러 갔다고 합니다. 가끔 실종자 유해를 찾기도 하는데, 대부분 몸통은 호랑이에게 먹혀 사라지고 없고 머리만 남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호랑이가 사람 머리를 혀로 쓱쓱 핥아서 침으로 번들거리고, 머리카락은 마치 무스를 잔득 발라 뒤로 넘긴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호피 등을 이유로 무분별 하게 호랑이를 포획하는 바람에 우리나라에서 호랑이가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국에 호랑이가 멸종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혹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중에 호랑이 몇 마리가 생존해 있지는 않을까요?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