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물 키운다면 월세든 전세든 안돼! 못 빌려줘!'
2016.04.01 17:04:55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집주인이든, 세입자든, 반려동물은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골치 아프다. 그래서 가급적 주인에게는 보여주지 않으려 꽁꽁 숨겨 놓기도 한다.
세입자에게 반려동물은 사랑스러운 가족 구성원일지 몰라도, 집주인 입장에선 병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세균덩어리나, 위험한 사고를 칠 말썽꾸러기일 수 있다.
미국 임차인 조사업체 렌트프렙이 집주인의 시점에서 최악의 반려동물 5가지를 선정했다. 처음 키울 때 이런 각오도 해야할 듯하다.
다만, 실제로 반려동물이 문제가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이 진짜 문제라고 집주인들은 지적한다.
1위 새
‘새가 왜?’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세입자가 집을 비우는 순간, 그 이유를 귀로 확인할 수 있다. 새는 운다. 짹짹거리든, 뻐꾹뻐꾹 울든, 부엉부엉거리든 새는 시끄럽게 존재를 드러낸다.
국내에선 병아리나 닭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침에 '꼬끼오' 소리를 들으며 단잠을 깨고 싶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다행히 새를 사랑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선 거절해도 아쉽지 않다.
2위 고양이
이웃 입장에선 개보단 고양이가 더 낫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개보다 고양이가 더 나쁘다. 고양이는 시끄럽게 짖지는 않지만, 갉아먹는 버릇 탓에 집안을 망가뜨릴 수 있다.
발톱으로 벽과 바닥재에 흠집을 내고, 집안 곳곳을 갉아대면, 집주인과 세입자 간에 분쟁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보증금이 있지만, 피해 보상금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건 불 보듯 뻔하다.
고양이 냄새는 지독한 것으로 악명 높다. 배설물 냄새나 타액 냄새를 없애기 힘들다고 한다.
숫자도 문제다. 한 마리를 키운다면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세 마리를 키우면 울음소리와 냄새가 배가된다.
3위 개
누구나 개를 좋아한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대중적인 반려동물이다. 하지만 집주인이나 이웃 입장에선 그만큼 잦은 시빗거리가 된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다.
집안 곳곳에 이빨 자국을 내거나, 개의 배설물 냄새가 집안에 배는 탓이다. 땅을 파는 습성이 있는 개라면, 정원이나 잔디밭을 온통 망쳐놓을 수 있다.
소음도 골칫거리다. 이웃 입장에선 컹컹거리고 짖는 큰 개보다 얇고 높은 음으로 짖어대는 작은 개가 더 성가시다.
무는 습성 탓에 소송이나 인명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로트와일러, 도베르만 핀셔, 핏불테리어 등 일부 견종은 훈련 수준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
4위 물고기
집주인 대부분은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는 임대인에게 관대하다. 조용하고, 냄새가 나지 않으며,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기가 문제다. 작은 어항 수준이면 상관없지만, 아쿠아리움 부럽지 않은 대형 수족관이라면 두통거리가 될 수 있다.
만에 하나 수족관이 깨질 경우, 집 안이 물바다가 될 위험이 있다.
다세대가 사는 아파트나 빌라라면, 아랫집으로 피해가 가,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5위 파충류
뱀이나 도마뱀을 키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개나 고양이보다 조용하기 때문에, 소음 측면에서 이웃에게 피해를 덜 준다고 파충류 주인들은 항변한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냄새가 나서 꺼린다고 반박한다. 파충류한테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악취가 생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험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뱀이나 악어가 사육장 밖으로 탈출할 경우는 생각 만으로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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