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진료만 10년 열정의 수의사
일본에서는 최근 들어 고양이 전문 병원을 시작한 젊은 수의사들은 꽤 많다.
그러나 10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도 고양이 전문 동물병원은 흔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고양이만 진료해 온 한 젊은 수의사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나왔다.
TBS에서 매주 일요일 밤,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일본인을 집중 취재하는 프로그램 '정열대륙'(情熱大陸)에서다.
1998년 시작된 다큐멘터리 방송인데 지난 일요일, 고양이 수의사 '하토리 유키'(服部幸)씨 편은 특히 고양이 집사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었다.
작년 9월 부터 밀착 취재를 시작해 7개월 간의 실제 진료모습, 치료 방침 등 열정적으로 일하며 때론 고뇌하는 그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제 37세인 그는 '도쿄 고양이 의료센터'의 원장이다.
수의사 가정에서 자라 수의대 졸업 후 2년 정도 동물병원을 운영 후 미국 텍사스주의 고양이 전문병원 알라모펠라인헬스센터(Alamo Feline Heaith Center)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그 후 2012년에 개업한 곳이 지금의 '도쿄 고양이 의료센터'다.
'여러 생명체들을 하나의 병원에서 진료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그는 연간 8000건 넘는 진료를 한다. 물론 고양이를 사랑하는 수의사다.
갖가지 난치병을 가진 고양이들이 몰려드는 이 병원, 심장 기형의 3개월 된 아기 고양이부터 각종 암에 걸린 고양이까지. 그래서 병원은 생과 사가 오가는 긴장감이 돈다.
진료 10년 째이지만 그는 아직 의학서를 펼쳐 읽고 또 읽는다. 기본에 충실한 진료를 위해서라고 한다.
고양이 진료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기 때문에 교과서에 충실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진지하게 고민해가며 진료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마치 전쟁터에 나간 용사와 같다.
보호자의 심리 케어에도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보호자의 의견은 언제나 옳다는 그.
보호자의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에서 모든 진료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료방법 또한 한가지 일 수가 없다는 것. 고통을 말하지 못하는 동물을 대신하는 보호자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유방암의 재발과 전이를 계속하는 11살 고양이. 언제까지 항암제 투여와 수술을 반복해야 하는 걸까.
고양이와 보호자의 행복한 시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그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 후 최선의 선택을 한다.
안락사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수의사의 고뇌와 보호자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별을 앞두게 된 보호자에게 건내는 따스한 말 한마디도 수의사의 치료가 된다.
방송 후 자신의 고양이를 끌어안고 울었다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SNS에서는 작은 생명 살리기에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 '멋지다' '존경스럽다' '이런 정직한 의사 요즘 드물다' 등의 반응들이 쏟아졌다.
고양이 집사들은 이 다큐멘터리를 본 후 모두 울음바다였다. 다음날 퉁퉁 부은 눈으로 자신의 냥이를 쓰다듬었으리라.
동물 사랑은 어쩌면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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