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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표요? 개 편한 캠핑장 만드는거죠"

2016.05.25 11:21:41    이진주 기자 pearl@inbnet.co.kr

도그파크랜드를 방문한 날은, 5월답지 않게 푹푹 찌는 날이었다. 이상고온으로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이기도 했다.

 

그 더운 날, 사람도 지쳐 짜증지수가 올라가는데…. 입구에서 만난 개들이 표현 그대로 가관(佳觀)이었다. 앉아 있는 자태며, 움직이는 모양새며… 어쩜 저리 선비다울꼬.

 

유쾌활발하기로 유명한 저 불테리어와 웰시코기를 선비로 만들어낸 훈련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갔다.

 

노트펫 도그파크랜드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는 '선비개' 두마리. ⓒ노트펫

 

 

“우리의 목표는 ‘개가 편한 곳’이에요.”

 

KKC(한국애견협회) 1등 훈련사 자격을 소유한 심규호 소장의 말이다.

 

그러고보니 이 곳에는 묶여 있거나 갖혀 있는 개들이 거의 없었다. 사진에 있는 두 마리는 옆에서 전기 공사를 하는 중에 안전을 위해 잠시 묶어둔 거였다.

 

“개들이 이곳에서만큼은 자유롭게 뛰어놀았으면 좋겠어요.” 심 소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박현정 도그파크랜드 이사가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게 너무 박하게 대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올해 대대적으로 공사를 했죠. 이곳을 찾으시는 ‘사람’들도 편할 수 있도록 카페도 정비하고 수영장, 편의시설 같은 곳도 깨끗이 정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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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도그파크랜드 이사(왼쪽 사진)과 심규호 소장.  ⓒ도그파크랜드

 

 

박 이사의 이력은 화려하다. 우리나라 경찰견 훈련소를 거쳐, 미국 K-9 마스터 과정 이수, 삼성그룹 훈련소 총괄운영까지. 2010년엔 G20 정상회담 폭발물 탐지견을 선발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개 훈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심 소장은 훈련 뿐 아니라 ‘개방송’ 전문가다. 쿡TV CF,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출연한 개…. 모두 그의 작품이다. 동물 촬영은 때론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말 안 통하는 동물에게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 낸다는 게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개 베테랑들이 모여 만드는 테마파크는 어떤 모습일까.

 

 

심규호 소장이 함께 참여한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스틸컷. ⓒMBC

 

 

박 이사는 “요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잖아요. 여기 오셔서 아무런 제약 없이 하룻동안 개랑 놀면서 힐링하고 가는 장소가 됐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에요.”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훈련이라는 개념을 넘어, 여기에서 자고 놀고 먹고 즐기고 훈련까지 받는 원스톱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심 소장은 “저는 촬영할 때 사람이 아니라 개 위주로 일해요. 일단 개가 잘 나와야 하거든요. 개가 편해야 사람도 편해져요, 여기서도 촬영 때와 마찬가지로 개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최소한의 관리만 하고 최대한의 자유를 주는거죠. 이 곳에 온 개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 그게 제 목표”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심규호 소장, 송아름 매니저, 박현정 이사. ⓒ노트펫

 

 

심 소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했다.

 

“이 곳에 들어올 수 없는 건 딱 한 부류입니다. 바로 개가 없는 사람이죠. 그 외엔 모두 다 들어올 수 있어요. 무는 개도 짖는 개도 상관없어요. 우리가 보호자들을 도와주면 되거든요.”

 

사소한 것조차도 ‘개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도그파크랜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커나갈지 기대가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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