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 대란
고양이 활동가 사이에서는 친숙한 단어다.
매년 4월부터 6월까지 벌어지는 아기 길고양이 출산붐을 가리키는 말이다.
올해도 예년과 다를 바 없다. 그래프는 올 3월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동물보호소에 접수된 고양이 추이다.
3월 하루 50마리 미만으로 동물보호소에 들어오던 고양이 숫자가 4월 초순부터 고개를 쳐들기 시작한다.
지난달 9일, 하루에만 234마리가 들어왔다. 일요일 다음날이라고는 하지만 눈에 띌 정도로 많았다.
번식철을 맞은 길고양이들이 새끼를 본격적으로 낳고 새끼들이 사람들 눈에 띄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사설 보호소들은 이보다 사정이 더 심각, 구조요청 전화로 몸살을 앓는다. 보호소마다 아기 고양이들로 바글거린다.
번식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고, 상당수 새끼들은 사람들이 데려오지 않더라도 자연선택에 따라 자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미가 보이지 않는 아기 고양이들을 무턱대고 구조하려 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어미 고양이들은 먹이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새끼들을 놔두고 자리를 비울 때가 많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버려진 것으로 판단, 구조하는 것은 오히려 아기 고양이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이 된다.
특히 어미 고양이는 최대 이틀간 자리를 비우기도 하므로 단순히 몇 시간 동안 어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구조에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
구조해서 키우지 않고 동물보호소에 보낼 경우 대부분은 동물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면역력도 약한 데다 기본적으로 동물보호소는 키워서 입양 보내는 곳이 아닌 임시로 맡아두는 곳에 불과하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보면 자연사 혹은 안락사 처리된 아기 고양이들이 꽤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이런 사정을 알 수 있다. 동물보호소에 데려다주면 건강하게 잘 자랄거야 하는 기대는 하루빨리 접는 게 좋다.
어떤 이들은 잠시 데리고 가서 보호해주다가 원래 있던 곳에 놔두면 되겠지 하기도 한다. 어미가 아기 고양이들을 다시는 돌보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역시 금물이란다.
적정 개체수 관리를 위해 중성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매년 봄만 되면 벌어지는 아깽이 대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미가 곁에 없는 새끼들이 가엽지만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다.
만일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면 동물보호소를 찾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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