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도시'에 등장한 펫푸드뱅크

2016.06.13 17:24:59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하루 한끼 목표'..베오그라드의 유기동물들

유기동물 참상에 펫푸드뱅크 등장

 

 

거리를 떠도는 개와 고양이에게 굶주림은 익숙한 것이다.

 

하지만 세르비아의 동물보호 운동가 아나 코지크(38세)는 '하얀 도시'라는 뜻을 가진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너무나 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비참하게 굶주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AP통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코지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오그라드 최초의 반려동물 푸드 뱅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코지크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자원봉사자와 기부자들을 모았다. 자원봉사자 수십명과 기업들이 동참했고, 수주 만에 푸드 뱅크를 꾸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코지크는 “처음에는 반응이 대단치 않았지만, 소문이 퍼지면서 전화기가 끊임없이 울렸다”며 “매일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기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의 목표는 유기동물들에게 하루 한 끼를 보장해주는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버려진 동물이 수천마리에 달하고, 그 수는 줄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부자가 푸드 뱅크에 전화를 걸면, 자원봉사자가 기부자의 집으로 찾아가서 음식을 받아온다. 자원봉사자는 거리 동물을 만나면 바로 그 음식을 나눠준다.

 

때때로 몇몇 기부자들은 가까운 반려동물 가게에 음식을 맡겨놓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주기적으로 이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기부 음식을 모아온다.

 

이 푸드 뱅크에서 가장 어린 자원봉사자인 타라 메티코스(10세)는 거리의 개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면서 "우리는 유기견들에게 밥을 주고, 수의사에게 데려가는 일을 사랑해요. 이 일을 도울 많은 친구들을 갖고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지난 1990년대 코소보 사태와 전쟁으로 얼룩진 세르비아에서 유기동물 참상은 수십년 된 문제다.

 

베오그라드시는 유기동물에게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유기동물을 죽이지 않는 정책을 채택했다. 주인이 버린 반려동물이 중성화 수술을 받지 못한 상황이어서, 유기동물 수가 줄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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