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수컷냥이, 연하여친에 기력을 회복하다
[김민정 일본 통신원] 도쿄 오오타쿠(大田区)에 있는 노령묘 실버타운 '도쿄펫홈'. 이곳에 살고 있는 21살 수컷 고양이 '텟'은 올 1월, 단짝처럼 지내던 19살의 친구 고양이를 병으로 먼저 떠나 보냈다.
같은 수컷으로 의기투합해 매우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잃고 텟은 얼마 되지 않아 소변을 지리거나 잠만 자는 등 활기를 잃어갔다. 전형적인 퇴행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의 나이로 하면 텟은 어느새 100살! 도쿄펫홈의 직원들도 걱정이 됐다. 직원들은 텟이 좀 더 활기차게 살 수 있도록 궁리하기 시작했다.
실버타운에는 텟 외에 3~17살까지의 고양이 9마리가 더 있었다. 그래서 텟의 친구가 되어 줄 고양이가 없을까 찾았다.
텟은 눈이 나빠져 갑자기 부딪히듯 다가올 수 있으니 이런 것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고양이여야 했다.
마침내 적당한 고양이를 찾았다. 이 고양이의 이름은 비. 14살 된 밝은 성격의 암컷 고양이였다.
비는 비를 기르던 부부가 둘 다 사망했고, 부부의 친구가 맡아 키웠지만 원래 그집에 살던 고양이와 맞지 않아 이곳에 오게된 고양이었다.
텟과 비 2마리가 거실에 함께 만나는 시간을 늘여 주도록 하자 텟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텟.
높은 곳엔 잘 오르지 못하는 텟이 좀 귀찮아지면 '비'는 높은 데로 뛰어올라가 쳐다보곤 했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텟은 잠자는 시간도 줄어들고 조금 활기도 되찾아 갔다.
마침 '비'는 이빨이 거의 없어 혹시 텟을 물더라도 아프지가 않았다. 둘의 나이차는 7살. 사람나이로 치면 약 30살 차이로 아빠와 딸과 같은 나이차이다.
이렇게 연하의 여자친구(?) '비'는 성격도 잘 맞는 좋은 친구가 됐다. 둘 다 오래도록 편안히 살길.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