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작은개 '코통'의 해적꼬리표

의외의 장소에 핀 아름다운 꽃이 있다. 그런데 그 꽃의 기원에 대해서 여러 주장이 있다. 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꽃을 피웠다고 하니 식물 이야기라고 섣불리 짐작하면 안 된다. 꽃처럼 아름다운 작은 개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 작은 개의 이름은 코통 드 튈레아르(Coton de Tulear, 이하: 코통)로 ‘튈레아르에 핀 면화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튈레아르는 아프리카 동쪽 바다 인도양에 있는 마다가스카르의 항구도시다. 아프리카 내륙 국가들과 마다가스카르섬 사이의 농산물 교역을 담당하는 교역항 역할을 하고 있다.

 

코통이라는 개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다가스카르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마다가스카르를 섬나라라고 해서 결코 작은 나라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면적만 해도 58만7000 제곱킬로미터로, 한반도 전체의 2.7배에 해당한다. ‘동물의 왕국’ 주요 촬영지인 케냐와도 비슷한 크기다. 참고로 마다가스카르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기도 하다.

 

마다가스카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동안 서구 열강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마다가스카르를 차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침을 흘렸던 프랑스는 1883년 전격 섬을 침공하여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든다. 이후 프랑스의 식민지배는 77년이나 계속되어 1960년이 되어서야 마다가스카르는 독립하게 된다.

 

프랑스군이 마다가스카르를 침공하기 전에도 이 섬에는 적지 않은 숫자의 유럽인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 유럽인들은 대항해 시대로 볼 수 있는 16~17세기경 마다가스카르에 진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마다가스카르에는 원주민들이 세운 독립적인 왕정이 있었다.

 

마다가스카르에 진출한 유럽인들은 상인이나 농민 같은 민간인들이 아니었다. 다소 특이한 종류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범죄자들이었다. 그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와 인도양을 잇는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마다가스카르 해안가를 장악하고 대형 상선을 노략질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해적들이었다.

 

이런 유럽인들로 구성된 국제 해적단들은 마다가스카르에서 현지 여인들을 아내로 삼고, 지금의 세인트 메리 제도에 해당되는 곳에 그들의 근거지를 건설하였다. 그런데 ‘카리브해의 해적’도 아닌 마다가스카르의 해적이 이름도 특이한 코통의 기원과 관련이 있다.

 

새로운 대륙을 개척하고 인도와 중국으로 가는 새로운 바닷길을 찾아 떠나던 대항해 시대 당시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 등의 넓은 바다에는 수많은 해적들이 지나가던 상선을 노략질하며 생계를 유지하였다.

 

그 해적들에게 가장 큰 적은 누구였을까? 당연히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해 파견되던 해군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군인 못지않게 해적들을 힘들게 한 것은 배에 숨어 사는 쥐들이었다. 쥐들은 양식을 축내거나, 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배를 갉아 배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무서운 전염병도 옮기는 역할을 하였다.

 

그래서 해적들은 쥐를 잡을 수 있는 재빠른 작은 개들을 배에 태우고 다니기도 하였다. 이 개들은 해적들의 친구나 애완견 역할을 하면서 쥐를 잡는 쥐사냥개(ratter)의 역할도 하였다. 같은 목적으로 마다가스카르의 해적들도 자신들의 고향인 유럽에서 작은 개들을 데리고와 배에 싣고 다녔다.

 

해적들이 가져온 개들은 털이 곱슬곱슬하고 아름다운 비숑 계열의 개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개들은 마다가스카르 현지 토착견과의 교배를 통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개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외부와의 왕래가 힘든 마다가스카르라는 섬의 특수성으로 그 혈통이 고정되게 된다. 바로 이 개가 우리가 코통 드 튈레아르라고 불리는 개의 원조가 되었다는 게 ‘해적 애완견 기원설'이다.

 

그러면 코통의 기원에 대한 다른 이야기는 없을까? 물론 있다. 침략군인 프랑스군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다. 이른바 ‘프랑스군 애완견설’이다. 프랑스는 19세기말 마다가스카르를 전격 상륙하여 식민지로 삼아 버린다.

 

그런데 당시 침략군이었던 프랑스군은 본국을 출발하면서 배에 비숑 계열의 개도 배에 싣고 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개들이 현지 개들과의 교배를 통해 현재 코통의 선조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참고로 애견 천국 프랑스는 비숑 프리제 같은 비숑 가문의 개들이 번성한 곳이기 때문에 이 주장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코통의 기원을 두고 어느 주장이 맞는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두 주장이 모두 맞을 수도 있다. 비숑 계열의 개가 해적들과 프랑스군에 의해 각각 다른 경로를 통해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하였고, 19세기 말~20세기 초 마다가스카르 현지에서 교배를 통해 새로운 견종을 만들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적 기원설이나 프랑스 기원설의 진위 여부를 떠나 코통의 혈통에는 비숑 계열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코통의 개량 과정에는 비숑 가문의 대표주자 격인 비숑 프리제의 역할이 가장 컸던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코통의 개량 과정에는 카리브해의 쿠바가 고향인 하바니즈와 지중해의 몰타가 고향인 몰티즈의 혈통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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