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구이가 된 거위를 보며 인생을 논하다!
거위는 야생 기러기를 가축화한 가금(家禽)이다. 가금은 가축화된 새들을 일컫는 말로 오리, 닭, 칠면조 등이 이에 해당된다.
많은 가금 종류 중 거위는 좀 색다른 존재다. 거위는 다른 가금들과 달리 유독 인간을 잘 따르는 가금이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개 대신 거위를 키우면서 경비를 맡기기도 한다.
거위는 주인에게는 유순하고 복종적이지만 이방인이나 다른 동물들에게는 경계심이 무척 많은 편이다. 그래서 약간이라도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낯선 존재에 대해 시끄럽게 울고 직접 무는 시늉을 한다. 정도가 심하면 물기도 한다.
거위는 다른 조류들을 안심시키는 역할도 한다. 만약 누군가 거위가 아닌 다른 새를 집에서 키우고 싶으면 거위와 합사해도 좋다. 거위는 워낙 사람과 친숙하여 경계심 많은 다른 조류들이 새로운 주인을 따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새로운 환경에 새가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지만 중국 여행을 하면 음식점 윈도우에 진열된 거위 통구이를 볼 수 있다. 살아있는 거위의 생태학적인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요리지만 중국인들에게는 귀하고 맛있는 요리다.
그런 거위 통구이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거위 입장에서 주인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통구이 신세가 될 수도 있고, 자연 수명인 50년을 채우면서 농장을 지키는 소중한 보디 가드(body guard)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바쁘게 직장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 입장이 아닌가? 좋은 상사와 동료를 만나면 무탈하게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통구이 같은 먹잇감이 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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