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놔, 그 개 제가 안 버렸다고요"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노트펫'이 우리 주변 반려동물인들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우리동네 애견숍 24시'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12년째 하안애견을 운영하고 있는 전광식 사장님의 경험을 담아낸 코너 입니다. 전 사장님은 모습은 다소 거칠어 보일지라도 마음만은 천사표인 우리의 친근한 이웃입니다. 전광식 사장님과 함께 애견숍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평소와 다름 없던 어느날 가게 출근해 보니 웬 라면박스가 가게 앞에 놓여 있었다. 그 안에서는 낑~낑 대는 소리가. 뭐지? 설마? 하고 박스를 개봉하는 순간 시츄 강아지 한마리가 있었다. 

 

동물병원도 그렇지만 애견숍에도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난다. 사정이 어쨌든 몰래 놓고 휘리릭 사라져 버리는 인간들 말이다. 박스 안을 살펴보니 XX동물병원 약봉지도 들어 있었다. 참! 어이가 없어서..바로 병원에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다. 이런이런 강아지를 진료하러 온 가족이 있나하고 말이다. 있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고 버텼다.

 

동물병원 원장님한테 사실 그대로 말씀 드렸다. 원장님의 난처한 사정-그래 고객의 개인정보는 소중하니까, 하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피부병 조금 있다고 버리고 가는지, 병원에 최대한 피해가 안가는 방향으로, 뭔일이 나면 책임을 지겠다고 읍소에 읍소를 거듭한 끝에 겨우 연락처를 알아냈다.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가 받았다. "아니! 어린 강아지를 이렇게 버리고 가시면 어떡해요"하고 따졌다. 묵묵부답인 아주머니. 잠시 뜸을 들이더니 "찾으러 갈께요..남편한테 물어보구요" 딸깍. 연락은 오지 않았다. 주소를 모르니 찾아가서 돌려줄 수도 없는 일.

 

그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멀쩡히 주인도 있으니. 경찰 지구대에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 했다. 전화번호가 있으니 연락을 취해서 찾아가게끔 해달라고. 그런데 돌아오는 말이 가관이었다. "전화할 수 없습니다. 보호소에 맡기시죠" 허참 기가 막혀서. 버젓이 연락처도 있는데 전화조차 못하겠다니. 동물보호소를 알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사건들이 꽤 있나보다.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다니. 경찰이 성의없게 이야기하고 일을 마무리 지으려는게 더욱 화가 났다. 홧김에 옆면에 애견숍 이름을 적어 놓고 경찰 지구대 앞에 가져도 놨다. 경찰도 이미 봤으니 이렇게 나오면 주인에게 연락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그런데 이런, "개를 경찰서에다 버리고 가면 어떡합니까" 헐~, 내가 개를 버린 사람이 됐다. 맞받아쳤다. "개주인을 찾아 달라는데 연락도 취하지 않고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주라니 말이 되냐고요" 하지만 경찰은 주인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동물보호소에 맡겨 졌다는 말만 들었다.

 

대체 동물보호법은 왜 있냐고요. 길가에 쓰레기 버려도 벌금 때리면서 살아 있는 동물을 버렸는데도 모른체 하다니.

 

버려진 시츄는 두달 반 정도 됐다. 갓 입양하고 나서 피부병에 걸렸거나 피부병이 있는지 모르고 데려 왔겠지. 피부병은 개에게는 참 끈질기고 괴로운 놈이다. 쉽게 낫질 않는다. 그만큼 주인의 지갑을 털어 간다. 입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차라리 버리는 편이 났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그래도 그렇지. 시츄가 부디 새주인을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길 바란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