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올 수 있다고요?'..유전자검사해보니

2016.07.25 14:59:4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마스코트 찌쮸의 유전자검사기
혈액 검사로 전견종 필수 3종부터 호발질환 4종까지 종합검사
"녹내장·신장이형성증 변이형 검출 ㅠㅠ"

 

지난 8일 동물병원 대기실에 있는 찌쮸.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름. 

 

'강아지 질병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유전자검사가 우리나라에도 있대.'

 

2살 시츄 찌쮸의 유전질환검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8일 오후 강남에 있는 아크리스동물의료센터를 찾아 찌쮸의 혈액을 채취했다. 유전자검사용 혈액을 뽑기 위해서였다. 검사에는 반드시 혈액이 필요하고,, 제휴를 맺고 있는 병원에서 피를 뽑아 보내줘야 한다.

 

보통 앞발에서 피를 뽑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크리스에서 목에서 채취했다. 발에서 뽑을 경우 피가 주변 털에 묻고 붕대를 감아 줘야 하는데 목에서 채취할 경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발이나 목이나. 찌쮸의 반발은 거셌다.

 

목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찌쮸. 찌쮸야 조금만 참아. 

 

혈액 샘플은 그곳에서 바로 유전질환검사를 하는 디엔에이링크의 '펫GPS' 검사실로 보내졌다.

 

지난해 출시된 유전질환검사 펫GPS는 이미 걸려 있을지 모를 병을 찾거나 확인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나이가 들었을 때 걸릴 수 있는 질환을 유전자검사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대개는 예방 중심으로 검사들을 한다고 한다. 

 

유전자검사를 위해 찌쮸에게서 채취한 혈액. 쌤, 감사합니당~

 

모든 견종에서 잘 발생할 수 있는 필수 3종 검사와 함께 견종마다 잘 발생할 수 있는 호발질환을 검사해 주는 품종별검사 이렇게 두 가지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약 60종의 견종에 대한 개별검사를 할 수 있다.

 

혈액만을 갖고 그개의 품종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검사는 현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믹스견의 경우 가장 가까운 품종의 호발질환 검사를 실시한다.

 

시츄인 찌쮸는 필수 3종은 물론 시츄의 호발질환까지 하는 종합검사를 받았다.

 

지난 20일 마침내 검사 결과를 이메일로 받았다.

 

유전자질환검사 펫GPS의 검사결과지. 상세 설명과 함께 온다.  

 

통상 샘플이 검사실에 보내진 뒤 1주일 가량이면 보호자에게 결과지가 발송된다고 했다. 이메일과 하드카피본 둘 다 보내 준다. 찌쮸의 결과는 병원에서 검사실로 가는 시간과 그 사이에 주말이 겹치면서 좀 늘어졌다.

 

결과지는 2종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검사결과, 그리고 나머지는 검사결과에 대한 상세 설명이다.

 

우선 필수 3종. 1. 악성 고열증 '정상' 2. 퇴행성 골수염 '정상' 3. 고요산뇨증 '정상' 모두 패스.

 

와우 찌쮸! 앞으로 동물병원 의사쌤들 볼 일 없을 것같아서 좋겠다 싶었는데.

 

유전자검사 상세설명지 표지. 검사항목에 대한 상세한 소개도 포함돼 있다.

 

호발질환 검사에서 뭐가 튀어 나왔다.

 

1. 원발성 수정체 탈구 즉, 안구 탈구 2. 원발성 개방우각 녹내장 즉, 녹내장 3. 신장 이형성증 4. 거대혈소판감소증 등 총 4개의 검사를 진행했다.

 

필수 3종 검사에 20만원, 그리고 호발질환 검사는 검사별로 5만원이 추가된다. 그러므로 이날 찌쮸는 40만원을 해드셨다는 말씀.

 

녹내장과 신장 이형성증 검사에서 변이 유전자가 검출됐다. 두 가지 질환은 앞으로 살아 가면서 주의에 주의를 해야 한다는 뜻. 결과 원문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렇다.

 

 

우선 원발성 개방우각 녹내장 검사결과,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시츄에서 이 변이 유전자가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고, 다른 견종에 비해 녹내장의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질 경우 녹내장 발생빈도가 약 5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유전질환은 반드시 발병하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 주시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신장 이형성증 검사 결과는 변이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다른 유전질환과는 다르게 신장 이형성증은 변이 유전자가 있다고 100% 질환에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유전자 형을 가진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장질환에 노출될 위험도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신장의 경우 간과 함께 침묵의 장기로 대표되는 장기입니다. 질환이 겉으로 표현되었을 경우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관련 증상이 있는지 꾸준히 관찰하여 주시고, 정기적으로 신장에 대한 검사를 받는 등 관리를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의 악성 고열증, 퇴행성 골수염, 고요산뇨증, 원발성 수정체 탈구, 거대혈소판감소증과 관련한 유전자는 정상으로 판정되었습니다.

 

검사하신 질환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뒤에 병증 설명 부분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은 담당 수의사 선생님에게 문의해주세요. >>

 

 

사실 시츄 품종 특성상 안과 질환 하나쯤은 나오겠다 생각은 했다. 하지만 막상 녹내장이 나오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녹내장은 눈의 압력(안압)이 높아지면서 망막과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란다.

 

사람의 안압은 서서히 상승하지만 개의 안압은 하루 이틀 안에 급격히 높아진다고. 그래서 그만큼 조기발견과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특히 녹내장 증상 발생후 수일 내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때엔 영구적인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단다(ㅠㅠ). 

어느 날 갑자기 녹내장 판정을 받는다면 얼마나 충격이 컸을지 위안을 삼는다. 찌쥬야 안됐지만 안과 잘보는 동물병원 쌤을 주기적으로 봐야할 것같다. 사납지 않은 쌤이 있는 동물병원으로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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