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양이의 날`..주인 구한 영웅 고양이들
2016.08.08 15:51:45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8월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다. 국제동물복지재단(the International Fund of Animal Welfare)이 지난 2002년 이 날을 제정해,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왔다.
개는 충성스럽지만, 고양이는 주인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편견이 강하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런 편견을 깨는 고양이 영웅들을 소개했다.
최근 영국 고양이 '팅크'가 이웃집 전기 화재로 주인의 집에 불이 붙자, 자던 주인 가족을 깨워서 화재에서 구해 화제가 됐다. 팅크는 지난 5일 동물보호단체 캣츠 프로텍션의 올해 영웅 고양이로 선정됐다.
잉글랜드 타인위어주 뉴캐슬어폰타인에 사는 고양이 ‘미시’도 주인의 목숨을 2번 구한 영웅 고양이다. 미시는 지난 2013년 주인 앤젤라 티닝의 가슴을 계속 두드리며, 경고했다.
티닝은 “미시의 행동이 평소와 달랐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받았고, 가슴에서 암으로 발전할 전암세포를 발견했다”며 “미시는 나의 작은 영웅”이라고 말했다. 올해 다시 똑같은 행동을 했고, 아무 이상을 느끼지 못한 티닝은 다시 검진에서 전암세포를 발견했다.
크림반도의 톰, 세바스토폴의 톰으로 불린 고양이 ‘톰’은 전설적인 고양이 영웅이다. 영웅적 행동으로 역사에 이름을 2개나 남겼다.
지난 1854년 크림전쟁 당시 러시아 군대가 항만도시 세바스토폴의 식량을 모두 숨겨둔 탓에, 영국과 프랑스 군대는 세바스토폴을 점령하고도 굶주렸고, 패전 위기에 직면했다.
그때 고양이 톰이 나타나서 영국군과 프랑스군을 식량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결국 러시아는 패전국이 됐다. 승전 후 영국군은 톰을 잉글랜드로 데려갔다. 톰이 지난 1856년 세상을 떠나자 영구 보존돼서, 런던 영국 육군박물관에 전시됐다.
잉글랜드 사우스요크셔주에 사는 고양이 ‘스머지’는 주인 새라 펜턴의 두 아들을 지켜냈다. 동네 소년들이 5살짜리 꼬마 주인을 괴롭히고 있었다.
몇 초도 안 돼, 스머지가 덤불 속에서 갑자기 뛰쳐나와, 공격적인 쉭 소리를 내며 한 소년에게 뛰어올랐다. 소년들은 놀라서 뒤로 물러섰고, 결국 도망갔다.
얼룩고양이 ‘사이먼’은 함재묘(艦在猫·ship‘s cat)로, 디킨메달을 수훈했다. 지난 1949년 중국 국공내전 당시 영국 해군의 목숨을 구한 공로를 세웠다. 개, 말, 비둘기 등은 디킨메달을 수훈한 경우가 많았지만, 사이먼은 이 메달을 목에 건 유일한 고양이다.
포위당한 순양함(the HMS Amethyst)의 식량을 쥐떼로부터 잘 지켜낸 공로를 인정받아, 사이먼은 해군 이등병으로 진급했다. 순양함이 잉글랜드 플리머스항에 돌아온 지 3주 만에 검역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잉글랜드 에섹스주 일포드 묘지에서 군장으로 장례식을 치렀다.
잉글랜드 스태퍼드셔주 리치필드에 사는 고양이 ‘스모키 왕자’도 주인 티나 티스데일의 주치묘다. 티스데일이 아플 때면, 스모키가 흥분해서 티스데일에게 덤벼들었다.
어느날 티스데일은 가슴에 통증을 느꼈지만,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모키는 흥분해서 또 주인에게 덤벼들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티스데일은 병원에 갔고, 심장 수술을 받게 됐다.
티스데일은 “심장 수술을 받지 못했다면, 결국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것”이라며 “스모키 왕자의 이상한 행동이 없었다면 의사에게 가지 않아, 병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잉글랜드 서리주 체싱턴에 사는 얼룩고양이 ‘클레오’는 낯선 사람만 보면 도망가는 겁쟁이였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동물보호단체 ‘캣츠 프로텍션’의 영웅 고양이로 뽑혔다.
주인 리처드 젠킨스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아내 폴린에게 이상 행동으로 남편의 심장마비를 알렸다.
그리고 낯선 구조대원이 리처드에게 응급처치를 할 동안, 침대에 올라가 리처드 옆을 지켰다.
게다가 리처드가 퇴원하고 집에 돌아오자, 24시간 내내 리처드 곁에 떨어지지 않고 그의 예후를 살폈다. 리처드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고, 일어설 수 있게 되자 그제야 주인에게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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