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 시클리드 치어 번식 성공기
2013년 6월 9일 필자는 말라위 시클리드 치어 번식에 성공했다.
그날 번식에 성공한 치어의 수는 정확하게 20마리였다. 그리고 그 치어들보다 열흘 전 세상에 나왔던 치어들과 합사를 시켜보니 치어 수는 30 마리에 이르게 되었다.
말라위 시클리드 치어들
“수고스럽게 왜 치어를 번식시키세요?”하고 누군가 필자에게 물어볼 수 있다.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나 밖에 없다. 필자가 치어들을 번식시키지 않으면 그 치어들은 모두 죽기 때문이다.
물고기들은 자기 동족이라고 절대 봐주지 않는다. 어른 물고기(成魚)의 눈에는 치어(稚魚)는 작은 먹잇감에 불과하다. 그래서 만약 성어들이 가득한 수조에서 치어들이 부화하여 태어나면 얼마 못가서 대부분 성어들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만약 100 마리의 치어가 있다면 이 중 어른으로 성장하는 치어는 1~2 마리 불과할 것이다. 확률상으로는 매우 낮은 비율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다소 귀찮고 힘이 들더라도 치어들을 성어에게서 따로 빼내서 번식을 시킨다.
성어들이 사는 이런 수조에서 치어들은 먹잇감에 불과하다.
필자가 키우는 말라위 시클리드들은 마우스 브리더(mouth breeder)들이다.
다른 물고기에서 보기 힘든 모성애의 소유자인 이들은 어미의 입에서 치어들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보호한다. 이런 지극한 모성 덕분에 자연 상태에서 치어들의 생존율은 다른 어종에 비해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자연 환경이 아닌 좁은 수조 안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아무리 어미가 치어들을 잘 보살펴 부었다고 하여도 일단 어미 입 밖으로 나오게 되면 숨거나 피할 곳이 부족하므로 치어들은 사나운 성어들의 밥 신세가 되고 만다.
필자가 치어를 번식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치어를 입에 물고 있는 어미를 다른 성어들과 분리하고, 입에 있는 치어들을 작은 대야 같은 곳에 빼낸다. 그리고 그 치어들을 별도의 공간에 넣고 키운다.
4~5개월 이상 별도의 수조에서 자란 치어들은 새끼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 즉 성어들이 잡아먹기 어려운 크기가 된 것이다. 그 정도 자라면 성어들과 합사를 시킨다.
아래 사진들을 보면 말라위 시클리드의 치어를 필자가 어떻게 어미에게서 빼내 번식에 성공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치어를 입에 물고 있는 어미를 찾기 위해 수족관 내 모든 성어들을 양동이로 옮긴다.
치어를 입에 물고 있는 어미로부터 치어들을 빼내기 시작한다.
어미의 입에서 치어들이 차례대로 튀어 나온다.
어미의 입에서 계속 튀어 나오고 있는 치어들.
어미의 입에서 나온 치어들. 이 치어들은 치어용 수조에서 자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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