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번식력 26년간 30% 감소..`사람도 위험`

2016.08.10 15:37:3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영국 연구진이 26년간 개 정액을 조사한 결과 번식력이 30% 감소해, 가장 친한 친구인 인간의 생식능력에 경고를 보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팅엄대학교의 리처드 리 수의대 박사 연구진은 래브라도, 보더콜리, 독일 셰퍼드, 골든 리트리버, 컬리 코트 리트리버 등 장애인 안내견 순종 5종의 정액 샘플을 지난 1988년부터 2014년까지 26년간 1925개 채취했다.

 

이 샘플을 조사한 결과 5종 수컷의 정자 운동성은 30% 급감했다. 지난 1988년부터 1998년까지 정자 활력이 연간 2.4%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정자 활동성은 매년 1.2%씩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 1994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암컷 강아지의 사망률은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컷 강아지의 잠복고환 발병률은 0.1%에서 1.0%로 10배 늘었다.

 

개 정액 샘플에서 화학성분인 폴리염화바이페닐(PCB)과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수의사가 중성화 수술 과정에서 거세한 개의 고환에서도 같은 화학성분이 나왔다. PCB와 프탈레이트는 변압기, 페인트, 플라스틱 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PCB는 긴 반감기를 가졌고, 사용 금지됐다.

 

연구진은 조련사가 나눠주는 사료 속에 같은 화학성분이 들어있단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사료 브랜드를 밝히지 않았지만, 건식과 습식 사료 모두 해당됐고 전세계에서 팔리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중심은 애초 반려견이 아니라 남성의 생식능력이다. 70여 년간 반복된 실험에서 남성의 생식능력은 하향 추세를 보였는데 이번 연구결과 역시 화학성분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실험 결과의 지속성과 정확성은 논란의 대상이다.

 

리 박사는 “연구할 개의 수가 많다는 점과 별개로, 개는 우리 집에 함께 살면서, 때때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환경오염물질에 노출돼있다”며 “기본 가설은 개가 실제로 인간의 유해환경 노출에 관한 파수꾼 같은 존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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