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얼음팩을 붙인 프렌치불독
정말 무덥다. 올해 7~8월은 가마솥 안에 서있는 것 같다. 언론에서는 어느새 불판이라는 말까지 쓰고 있다.
범지구적인 기후 온난화 탓인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털이 별로 없는 사람도 더위를 견디기 어려운데 털로 뒤덮인 개들은 더욱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
많은 개들 중에서 특히 더위에 취약한 견종들이 있다. 뒤에 불독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견종들이다. 잉글리시 불독, 프렌치 불독, 아메리칸 불독 같은 개들이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불독의 원래 고향인 영국에서 200여 년 전 물을 건너 프랑스로 간 프렌치 불독이다.
19세기 중반 잉글리시 불독은 이웃국가인 프랑스로 건너가서 현지의 다양한 개들과의 교배를 하고 매우 귀여운 견종으로 탄생하게 된다. 바로 프렌치 불독이다.
이 견종의 선조에 해당되는 잉글리시 불독이 20~25kg 내외의 중형견이라면, 프렌치 불독은 체중이 그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10kg 내외의 중소형견으로 개량된 프렌치 불독은 불독을 실내공간에서 키우고 싶어 하였던 사람들의 소박한 욕망이 개입되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덩치가 크고 비대한 체구를 가진 잉글리시 불독보다는 못하지만 프렌치 불독도 여름 더위에 무척 약한 편이다.
아무리 소형화한 견종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이 개의 몸에는 불독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 것 같다. 따라서 프렌치 불독을 키울 때는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를 해야 한다.
특수장비는 다름 아닌 아이스팩.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면 아이스팩이 더 잘 보인다.
2012년 5월 17일 건국대학교 수의대학의 동아리인 ‘동람’ 주최로 열린 애견한마당을 관람한 적이 있다.
당시 다양한 종류의 개들이 출전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독특한 장비를 착용한 개 한 마리가 필자의 눈을 단연 사로잡았다.
사실 5월 하순만 되어도 낮에는 무척 덥다. 그날도 필자의 기억으로는 거의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것 같다. 사람은 물론 대회에 참가한 개들도 더위 때문에 힘들어했다.
그런데 문제의 프렌치 불독은 자신의 배에 아이스 팩 하나를 붙여 놓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세상 편한 팔자 같았다. 하지만 오죽했으면 아이스팩을 붙였을까.
만약 더위에 약한 분들이 있다면 '프렌치 불독처럼 아이스 팩을 자신의 배에 붙이고 다니면 어떨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당시 아이스 팩이 무척 많이 팔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특히 올해 같은 여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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