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애견숍서 대형견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
아시아에서 아파트 가격이 비싼 도시는 어디일까, 도쿄, 서울, 베이징, 싱가포르일까? 아니다. 단연 홍콩이다. 홍콩은 영국 식민지배 시절에도 면적이 작고 인구가 많아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비싼 도시로 손꼽혔다. 그런데 중국과의 통합 이후 대륙의 부호들이 홍콩 부동산에 본격 진출하게 되면서 안 그래도 비쌌던 홍콩 부동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건물의 단위면적 기준인 1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홍콩 아파트들은 평당 1억원을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20평도 안 되는 소형 아파트가 10억원을 넘기기도 한다.
그런데 2013년과 2014년 여름휴가를 홍콩에서 보낸 경험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하나 있었다. 궁금증의 주제는 '홍콩의 개와 부동산'에 관한 것이다. 홍콩의 구도심인 몽콕에는 제법 큰 재래시장이 있다. 그 시장은 다양한 종류의 강아지, 관상어, 관상조 등을 판매하여 많은 관광객의 눈길을 모으기도 한다.
동물을 좋아하는 나도 당연히 몽콕의 재래시장을 방문하였다. 그런데 그곳 애견숍들은 우리나라와는 좀 다른 종류의 개들을 판매하여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홍콩 애견숍에서는 소형견은 물론 대형견들도 많이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대도시에 있는 애견숍에서는 대형견은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다.
홍콩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다른 나라의 대도시에 비해서도 상당히 좁은 편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홍콩 애견숍에서 대형견을 판매하는 것은 이해가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 궁금증이 풀리기 시작했다.
일부 보도를 보니 홍콩의 부자들은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그런 행동 중 하나가 자신의 집에서 대형견을 키우고 그 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홍콩 부자들의 마음에는 이런 속내가 숨어 있지 않을까? “너희들은 좁은 아파트에서 살지만, 나는 대형견을 키울 충분한 마당이 있다. 물론 비싼 사료와 애견 미장원에 보낼 정도의 여우도 있지. 부럽지 않나?”
중국 대륙의 부호들은 얼마 전까지 티베탄 마스티프를 키우면서 넘치는 부를 과시하곤 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반부패 개혁 정책 때문에 이 개에 대한 수요가 급전직하하자 한 마리에 수억 원을 넘던 티베탄 마스티프의 가격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심지어 티베탄 마스티프는 덩치 큰 고깃덩어리로 전락하여 요리의 재료로도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를 좋아해서 키우는 것이 아닌 홍콩이나 중국의 부자들처럼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자칫 그 개들의 운명에 큰 불행을 안겨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처사임에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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