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주차장 들어와 길냥이 그릇 치우는 이웃

주차장에 들어와 그릇을 비워 버리는 이웃에게 그러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여 놨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은 안다. 그런데 단지 자신의 집 주변에 길고양이가 다니는 것이 싫다는 이유로 남의 주차장에까지 매일 몰래 들어와 그릇에 담겨진 사료를 치워 버리는 이웃 때문이 속이 상한다. 

 

2년 전부터 내가 살고 있는 빌라 주차장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줘왔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사료 그릇이 아주 말끔히 비워져 있었다. 처음에는 배고픈 길고양이들이 싹싹 긁어 먹었는가 싶었는데 건너편 건물에 사는 이웃이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략 한달 전부터 이 이웃이 매일 우리 주차장에 들어와 내가 마련한 길고양이 밥그릇을 싸악 비워놓고 갔다.

 

동네에 길고양이에게 밥주는 이들이 늘면서 동네 곳곳에 밥주지 말라는 경고문이 나붙었다. 쥐약을 사료에 타겠다고 협박하는 이도 있다. 이곳을 지키지 못하면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 

 

무엇인가 수를 내야 했다. 캣맘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남의 주차장에 허락없이 들어오는 것이 현행법에 왜 저촉이 되는지, 남의 물건을 멋대로 치우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완곡하게 써붙였다. 

 

마음 같아선 '경고문'이라고 쓰고 싶었지만 완곡하게 '안내말씀'이라고 썼다.

 

그런데 이런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 못 본 건지 무시하는 건지 여전히 비운다. 혹시나 보지 못했을까봐 안내문 위치도 바꿔 봤다. 소용이 없다.

 

요즘 새끼들 4마리까지 합세해서 총 다섯 마리가 내가 주는 밥을 먹고 있는 중이다. 매일 이러다보니 내가 지켜 가면서 주는 저녁 한끼만 먹게 된다. 마음이 여간 짠한게 아니다.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기 전에 참는 데까지 참을 요량으로, 오늘은 앞쪽 그릇외에 주차장 안쪽에도 놔두었다. 그 이웃 할아버지가 다행히 앞쪽 그릇만 비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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