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링하겠다며 맡기고 연락 끊어버린 개주인
2016.10.27 14:13:41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지난 23일 저녁 부산 양정의 애견숍 거리. 20대 여성 두 사람이 푸들 한 마리를 안고 한 애견숍에 들어선다.
한창 강아지들 저녁을 챙겨주느라 직원들이 정신없는 사이 하룻밤을 맡기겠다며 말하고서는 당장은 현금이 없으니 계좌이체를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다음날인 24일 푸들을 찾아갈 시간이 됐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이 두 사람. 호텔링 비용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에 숍에서는 이들이 남긴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보지만 황당하게도 전라도 지역에 사는 이가 받는다. 개는 키운 적도 없다고 한다.
혹시나 하고 며칠을 기다려 봤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에이 설마'가 '버렸구나'하는 확신으로 바뀐 것은 이웃 가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서다.
기억해보니 두 여성은 그날 오후 개를 맡기기 전에 한 차례 찾아 왔었다. 게다가 양정 애견거리의 다른 숍에서도 이 두 여성이 푸들을 데리고 다녀갔다는 말을 들었다.
가게 분위기를 살피다 결국은 이 가게에 버린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주인이 언제올지 낑낑대며 기다리는 푸들 녀석 모습이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애견숍 직원은 "한편으로 이 아이를 다른 곳에 버리지 않고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일주일 동안 기다리다 연락이 없을 경우 경찰에 유기 신고한 뒤 입양을 원하는 이들 중 한 분에게 입양을 보낼 것"라고 분개했다.
이 직원은 또 "다른 가게에도 찾아갔다는 말을 듣고 결국 정신없이 분주한 우리 가게에 버리고 갔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으로서는 찾아 오더라도 포기각서를 받고 다른 주인을 찾아주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소는 물론이고 동물병원, 그리고 애견숍, 각종 용품점에 한 때는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물고빨았을 개와 고양이가 버려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도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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