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왔다, 머물다, 떠났다’
2016.12.22 13:17:57 김건희 기자 com@inbnet.co.kr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일본의 유명 칼럼니스트 가츠야 마사히코는 이 책을 보고 이 말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고양이가 왔다, 머물다, 떠났다’에는 죽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곳곳에 묻어난다.
인간보다 이른 죽음이 예정된 고양이들과 함께하면서 늘 언젠가 닥치고야 말 이별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이 책은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는 한 독신남이 우연히 고양이 두 마리를 만나면서 시작한 행복한 동거, 그리고 이별 후의 일상을 잔잔히 그려낸 감동 실화다.
저자는 두 고양이가 나이 들어 병이 들고 난 후부터 고양이와 함께한 일상, 투병의 나날들, 죽음과 그 이후의 일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 글들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글쓴이는 이 책에서 "신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 고양이의 수명을 결정하는 '고양이의 신'은 믿는다."며 “두 고양이의 죽음 앞에 신이 맡긴 고양이를 이제 돌려드린다.”고 말한다.
꼭 고양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떠나보낸 기억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생각들이 곳곳에 엿보인다. 세상 모든 생명에는 보이지 않는 인연이 있다는 것, (고양이들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고 후회 없이 삶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 사랑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한 이별이 끝이 아니라는 것 등이 그것이다.
저자의 깨달음이 애묘인 뿐만 아니라 각박해진 현실 속에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글쓴이 도우라 미키/ 옮긴이 양수현/ 출판 중앙북스/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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