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나앉은 주인도 웃게 만든 개

2016.12.29 17:18:13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누구든 웃게 만드는 윈스턴의 미소

 

집을 잃고 밑바닥까지 전락한 주인도 웃게 만든 반려견 ‘윈스턴’의 이야기를 반려동물 전문매체 도도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미국 켄터키 주(州) 루이빌 시(市)의 한 아파트단지에 살던 여성 타라 미셸 샤니아 킹은 지난 2014년 하얀색 털을 지닌 ‘윈스턴’을 처음 만났다. 윈스턴은 폭풍우 속에서 아파트단지를 배회하고 있던 유기견이었다. 

 

타라는 비에 젖은 윈스턴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윈스턴을 집으로 데려가서, 목욕을 시켰다.

 

목욕을 시키면서 보니, 윈스턴은 체중 2㎏도 안 될 정도로 말랐고, 머리 옆에 상처도 있었다. 타라는 유기견에게 윈스턴이란 이름을 지어줬다.

 

타라는 윈스턴을 위해서 서랍장 맨 아래 서랍에 잠자리를 만들어줬다.

 

타라는 “윈스턴이 계속 나를 보고, 내 품에서 떠나지 않아 침대에 데려가서 같이 재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음 날 타라는 지역 유기견 보호소에 윈스턴을 데려갔다. 주인이 있는 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윈스턴의 몸속엔 마이크로칩도 없었고, 윈스턴과 같이 생긴 반려견을 잃어버렸다는 신고도 없었다.

 

타라는 “주인을 찾을 때까지 윈스턴을 집에 데리고 있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명백하게 윈스턴의 주인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윈스턴을 수의사에게 데려갔고, 윈스턴은 우리의 반려견이 됐다”고 밝혔다.

 

1년 후 타라와 약혼자 팀은 빈털터리가 됐다.

 

둘은 윈스턴을 데리고 타라의 엄마 집에서 당분간 신세를 지기로 했다. 하지만 모녀간 다툼으로 셋은 다시 거리로 내쫓겨났다.

 

타라 커플과 윈스턴이 추위를 견딘 창고 방

 

타라는 길바닥에서 살 곳을 찾아 헤맸다. 커플은 차도 없고, 집도 없고, 갈 곳도 없고, 직장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타라는 창고에 딸린 작은 방을 구할 수 있었다. 그 방에 소파도 있었다.

 

소파에서 셋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잠을 청했다.

 

타라가 벌벌 떠는 윈스턴을 차마 볼 수 없어서, 셔츠 속에 윈스턴을 품고 잤다. 팀은 타라 옆에 누웠다. 담요가 없어서, 팀의 겉옷을 덮고 자야 했다.

 

타라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직장을 구했다. 동생에게 차를 빌리거나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차나 버스를 탈 수 없으면 6㎞를 걸어야 했다.

 

힘겨운 시간 속에서 윈스턴은 타라에게 용기를 줬다. 타라는 “윈스턴도 우리처럼 지쳤지만 결코 슬픈 눈으로 우릴 보면서 불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라가 마침내 모텔에 갈 돈을 모은 날, 셋은 반려견 친화적인 호텔을 찾아다녔다. 셋은 반려견을 허락해준 한 호텔에 들어가서, 방을 빌렸다. 셋은 오랜만에 씻고 따뜻한 침대에서 잘 수 있었다.

 

타라와 팀은 그때부터 모텔을 전전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파트를 빌릴 보증금을 마련했다.

 

타라는 “우리는 택시를 불러서 창고에 있던 살림을 챙겼고, 월마트에 가서 비누와 샴푸 등을 샀다”며 “가구를 들일 때까지 우리 아파트 바닥에서 잠을 잤지만 따뜻했고, 친구들이 나눠준 음식도 있었고, 고생 끝에 샤워를 하니 얼마나 멋진지 믿을 수 없었다”고 기뻐했다.

 

왼쪽부터 윈스턴, 팀, 타라.

 

셋은 몇 달간 아파트에서 살면서, 차를 살 돈을 모았다. 차까지 마련하고, 생활이 안정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차 할부금을 내느라 아파트 월세를 다시 밀렸고, 보증금까지 월세로 다 날렸다.

 

타라 커플과 윈스턴은 다시 거리로 내몰렸다. 팀이 친구 아파트에서 당분간 지낼 수 있게 허락을 받았고, 셋은 팀 친구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 아파트는 반려견을 키울 수 없는 곳이라, 둘은 윈스턴을 숨겼다. 윈스턴은 새벽과 밤에만 산책을 할 수 있었다.

 

타라와 팀은 마침내 자동차 할부금을 다 갚고, 아파트도 구했다. 타라는 학업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해피 엔딩은 아직 멀리 있었다. 타라가 할부금을 다 갚은 차는 완전히 파손돼, 폐차시켜야 했다. 게다가 타라는 직장에서 해고당했다.

 

하지만 타라는 낙담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는 여기까지 해냈고, 아직 포기할 생각이 없다”며 “내 목소리를 통해 누군가를 어떤 방식으로든 도울 수 있다면 도울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윈스턴이 준 용기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었던 것.

 

타라는 “윈스턴은 매고비마다 나를 도왔다”며 “윈스턴은 누군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은 동료이고, 지구 끝까지 나와 함께 해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타라에게 용기를 준 윈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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