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꼬불꼬불' 비숑프리제 털의 비밀

애견협회 주최 도그쇼에 참가한 비숑 프리제의 화려한 모습

 

최근 소형견들을 보고 있으면 두 가지 유행이 보이는 것 같다.

첫째, 오래 전부터 애견인들에게서 높은 인기를 받고 있는 포메라니언과 치와와의 색상이 다양화 된 것이다. 두 견종 모두 황갈색(fawn) 칼라가 대세였다.

 

하지만 블랙탄, 파티 칼라, 화이트 등의 다양화 모색이 도입되어 애견인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둘째, 프랑스가 원산인 비숑 프리제(Bichon Frise)의 혜성과 같은 등장이다.

 

희귀견들이 등장하는 도그쇼 같은 행사장은 물론 거리에서도 비숑 프리제를 보는 것은 특이한 경험이 아니게 되었다.
 
비숑 프리제의 고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다.

 

비숑(Bichon)은 장식을 뜻하며, 프리제(Frise)는 꼬불꼬불한 털을 의미한다. 꼬불꼬불한 털을 장식처럼 달고 다니는 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비숑 프리제의 원래 고향은 프랑스가 아닌 북아프리카 카나리아제도로 추정된다.

 

프랑스는 이 개를 개량한 장소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비숑 프리제의 선조에 해당되는 개가 카나리아에서 이탈리아를 통해, 프랑스로 유입되어 그곳의 애견인들의 손에 의해 현재와 같은 비숑 프리제로 개량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숑 프리제는 프랑스가 고향인 푸들 못지않게 꼬불꼬불한 털이 매력적인 개다.

 

푸들은 체취(體臭)가 적고, 털이 거의 빠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비숑 프리제도 푸들과 마찬가질로 냄새가 별로 나지 않고, 털이 잘 빠지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실내견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숑 프리제의 영원한 라이벌 토이 푸들. 일본 오사카에서 살고 있다.

 
비숑 프리제의 털이 꼬불거리는 이유
 
2012년 영국의 더함대 고고학과 그래거 라르손 박사팀은 개의 털 모양을 결정짓는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당시 KRT71, FGF5, RSPO2 등 3가지의 유전자가 개의 털 모양을 결정짓는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 KRT71은 털을 길게 하는 유전자, FGF5는 털을 꼬불거리게 하는 유전자, RSPO2는 털을 광택 나게 하는 유전자라고 했다.

 

이런 연구 결과, 맹인 인도견으로 사용되는 골든 리트리버는 KRT71만 가지고 있어서 털이 길기만하고 꼬불거리지 않는다.

 

조렵견인 아이리시 워터 스파니엘은 KRT71, FGF5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서 털이 길면서도 꼬불거리는 것이다.

 

라르손 박사 연구팀은 비숑 프리제의 경우에는 특이하게도 KRT71, FGF5, RSPO2 3가지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비숑 프리제는 털이 길면서도, 꼬불거리고, 광택도 나게 된다고 한다. 비숑 프리제의 아름다운 털의 비밀이 풀린 것이다.
 

건국대 수의대 동아리 동람 주최 애견한마당에 참가한 비숑프리제들이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개들은 처음 보는 사이일 경우, 이런 식으로 보기 민망하게 신원조회를 한다.

 
비숑 프리제의 인기 비결은 독특한 트리밍 방법 때문?
 
비숑 프리제는 1970년대까지 말티즈와 푸들의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던 개였다.

 

하지만 이런 비인기 견종이 단숨에 그런 개들과 인기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독특한 트리밍 방법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비숑 프리제의 독특한 트리밍 방법은 ‘파우더 퍼프’(powder puff)라고 불린다.

 

왜 이런 기이한 이름이 붙었을까? 이런 트리밍을 마치고 나면 비숑 프리제의 얼굴은 마치 여성들이 화장을 할 때 사용하는 분첩(powder puff)과도 비슷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숑 프리제 트리밍 방법을 파우더 퍼프라고 말한다.

 

이런 트리밍 방법 덕분에 비숑 프리제는 '만년 2인자'라는 서러운 수식어를 버리고, 말티즈와 푸들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는 인기 애견으로 성장하게 된다.
 
최근 비숑 프리제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 개와 비슷하게 생긴 몰티즈나 토이 푸들 등과의 교배를 통해 '비숑 프리제 믹스견'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자체가 지극히 개탄스럽다. 
 
이렇게 생산된 믹스견(일명: 막티즈)들은 외모가 비슷한 비숑 프리제로 둔갑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비숑 프리제는 물론 푸들, 말티즈들의 질적인 저하를 불러올 수 있는 일이다.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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