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훈련사 김수연을 만나다

2015.05.19 11:31:23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지난 16일 김포의 한 훈련소에서 국내 최연소 훈련사 김수연을 만났다. 수연아 미안해, 사진이 잘 안 나왔어. ㅠㅠ

지난 16일 바람이 거세게 불던 토요일 경기도 김포의 한 개훈련학교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자격을 취득한 국내 최연소 김수연 훈련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1998년생, 올해 열일곱살, 고등학교 2학년 여고생,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훈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훈련을 갈고 닦음. 지난해 자격을 딸 수 있는 최소 연령인 16살이 되면서 한국애견연맹의 3급 훈련사 자격증을 땀. 현재 평일에는 학교 공부를 하고 주말에 훈련을 익힘.

 

수연이의 현재까지 경력이다.

 

첫인상은 다소 의외였다. 체구는 키 160cm 안팎에 크지 않은 편. 요새 고2라면 조금만 꾸미면 성인 뺨친다는데 얼굴은 앳되고.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믿겠다. 게다가 말은 어찌나 수줍어 하는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훈련학교에 강아지를 분양받으러 갔다가 셰퍼드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셰퍼드는 개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개다. 셰퍼드를 모르고서는 개를 논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첫인상은 그다지 착하지 않다.

 

"개를 좋아하기는 했는데, 내가 개에게 무슨 지시를 했을때 따라주는 것이 기분도 좋고, 뿌듯했어요"

 

개에 홀딱 반한 딸 때문에 아버지는 갖은 개를 다 봤다고 한다. 그것도 대형견으로만. 셰퍼드에서 부터 말라뮤트, 그레이트 피레니즈, 오브차카를 거쳐 현재 마리노이즈 덴구를 키우는 한편으로 훈련 스킬을 발전시키고 있다. 올들어 입양한 잭러셀테리어 강구는 중소형견으로서는 처음 키우는 개란다. 덴구와 강구는 수연이 SNS에서 빠뜨릴 수 없는 또다른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학교에서도, SNS 상에서도 이미 수연이는 엄연한 훈련사이자 인기 스타다.

 

훈련 대회에 나가는것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학교에 알려졌다. 이에 학교 행사 때 교장 선생님의 요청에 따라 훈련시범을 선보이면서 친구들을 한편으로는 신기하게, 다른편으로는 놀라게 했다. 가녀린 체구의 수연이가 무섭게 보이는 대형견을 다루는 모습이란. 게다가 수연이가 다니는 학교는 여자고등학교다. 

 

SNS 상에서는 1만명이 넘는 친구들이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그리고 아랍 친구도 있단다. 훈련 쪽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레 자료를 찾아보게 됐고, 여러 나라 친구들과도 교류를 하게 됐다고.  수연이 아빠는 "아랍 친구들과 SNS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죠"라고 흐뭇해 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관련 IT 제품의 광고 모델로도 등장했다. 

 

ⓒ노트펫 국내 최연소 김수연 훈련사가 마리노이즈 덴구와 원반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김 훈련사의 꿈은 국제 IPO대회에 나가 실력을 겨뤄 보는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꿈은? 일단 수의대학교에 가는 것이란다. 훈련하다말고 웬 수의사냐고. 궁극의 지향점은 훈련 분야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훈련과 수의 두 분야 다 자격을 갖춘 이들은 거의 없다. 훈련을 하면서 수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더 나은 훈련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훈련 분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국제 IPO(International Prüfung Ordnung)에 도전해 보는 것이라고 한다. IPO는 독일의 개 시험 규정으로 개의 수색, 복종, 방위 및 공격 능력을 평가한다. 개 훈련 분야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분야로 개 훈련에만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수의사가 되려는 것도 결국은 훈련을 더 잘하기 위해서예요. 기회가 된다면 IPO 대회에 나가 세계 최고의 훈련사들과 겨뤄보고 싶어요"

 

수연이의 훈련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한 훈련사는 "수연이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친구들보다 훈련 센스가 뛰어 나요. 그만큼 빨리 배우죠. 수연이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수연이는 어찌보면 아주 이른 나이에 자기의 진로를 결정한 셈이 됐다. 젊었을 적 든 적금이 복리의 마술을 부려 엄청난 목돈이 되는 것처럼 수연이가 어릴 때부터 쌓아온 훈련 스킬이 국가대표 훈련사로 거듭나고, 선진국에 비해 늦은 국내 훈련업계의 역량이 한단계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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