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가 반드시 피해야 할 먹거리 16가지
예전에 식사를 하고 나오다 손님이 남긴 음식을 개에게 주는 걸 보고 놀란 일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개와 고양이가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음식들은 개와 고양이에게 해롭거나 심한 경우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반려동물에게 해로운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해로운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포도
항산화 영양소인 폴리페놀이 풍부한 포도는 우리 몸에 유익한 맛 좋은 과일입니다. 특히 포도에 든 레스베라트롤은 비타민C보다 2~30배 강한 항산화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세포의 노화를 지연시키고 세포 손상을 막아 줍니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에겐 매우 위험한 음식입니다.
아직까지 포도의 어떤 물질이 이들에게 해로운지 명확히 알려져 있진 않지만 섭취할 경우 대부분 급성 신부전으로 인해 사망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구토, 설사, 식욕부진, 탈진, 복부 통증, 탈수, 핍뇨(오줌이 나오지 않는 증상), 발작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독성이 나타나려면 일정량 이상을 섭취해야 하는데, 한 연구에 의하면 몸무게 1kg당 3그램 이상의 포도를 먹은 10마리의 개가 급성 신부전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포도를 섭취한 개와 고양이는 보통 6시간 이내에 임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처음엔 구토를 하기 시작하여 6-12시간 내에 설사, 복부 통증, 무기력, 탈수, 경련 등의 문제가 보입니다.
핍뇨와 신부전의 문제는 섭취 후 보통 1~3일 이내에 나타납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개는 사망하게 됩니다.
만일 개나 고양이가 포도를 섭취한 것으로 보이면 되도록 신속하게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이한 사실은 포도를 먹는다고 모든 개에게 문제가 나타나진 않는단 점입니다.
고양이의 경우 포도를 스스로 먹는 일은 매우 드물지만 때때로 사람용 영양제를 고양이 음식(예: 생식)에 넣어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사람용 영양제에 포도가 원료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2. 양파
양파를 섭취하게 되면 개와 고양이 모두에게 구토, 설사, 빈혈, 간 손상 등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양파는 개보다는 고양이에게 더 민감한 음식인데요. 개의 경우 몸무게 1kg당 15~30그램의 양파를 섭취할 경우 빈혈을 일으켰지만, 고양이는 1kg당 5그램 정도에도 반응했습니다.
생양파, 조리된 양파, 말린 양파 등 모든 종류의 양파가 문제가 됩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 대다수에 양파가 들어가기 때문에 사람 음식을 개와 고양이에게 줄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양파를 섭취하면 구토, 설사, 복부 통증, 식욕 감소, 침울, 탈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수일 내에 적혈구 파괴를 동반하는 빈혈이 나타납니다. 이 경우 점막이 창백해지고 숨을 잘 쉬지 못하며, 파괴된 적혈구가 배출되면서 오줌이 어둡게 변합니다.
3. 마늘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향신료 마늘. 마늘은 사람에 있어 항암 효과와 함께 항균 작용, 당뇨병 개선, 심혈관계 질환 개선 등 다양한 효과가 있습니다. 양파와 비슷하게 알리신(Allicin)이라는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마늘의 경우도 양파와 비슷한 종류이기 때문에 개와 고양이가 섭취하게 되면 적혈구 손상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양파보다는 독성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량 섭취할 경우 양파와 마찬가지로 용혈성 빈혈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늘을 섭취하게 되면 호흡 곤란, 구토, 심장 박동수 증가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소량을 섭취하더라도 위장관 점막 손상을 일으켰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늘이 안전할 뿐 아니라 구충 효과가 있다고 섭취를 권장하기도 하지만 극소량에서 안전하고 극소량을 급여한 경우 구충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먹이지 않는 편이 권장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요리에 마늘이 첨가되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양파, 마늘과 비슷한 종류로 부추, 파의 경우도 알리신이 들어 있으므로 개와 고양이가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4. 초콜릿
카카오에서 얻는 이 달콤한 식품은 개와 고양이에게 치명적입니다. 초콜릿에는 테오필린(Theophylline)과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개와 고양이에게는 독이 됩니다.
특히 다크 초콜릿은 테오브로민 햠량이 높아 적은 양에도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개 몸무게 1kg당 1.3그램 이상의 초콜릿을 먹는 경우 독성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테오필린의 경우 개에서 몸무게 1kg당 300mg, 테오브로민의 경우 몸무게 1kg당 250-500mg을 섭취하게 되면 섭취한 개의 절반이 사망하게 됩니다.
고양이의 경우는 몸무게 1kg당 테오필린 700mg, 테오브로민 200mg을 섭취하게 되면 50%가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초콜릿을 섭취하게 되면 곧바로 중추 신경계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섭취 6-12시간 만에 오심, 구토, 설사, 호흡곤란, 배뇨량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결국 탈수, 행동 장애, 심근 부정맥, 내부 출혈, 호흡 곤란, 고혈압, 간질, 경련, 고체온증 등이 이어져 사망하게 됩니다.
5. 카페인
커피, 차, 에너지 드링크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카페인은 섭취 시 30분에서 12시간 이내에 구토, 설사, 과잉 행동, 경련, 갈증, 심장 박동수 증가, 발작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개의 경우 몸무게 1kg당 140mg 이상을 섭취하게 되면 50% 확률로 사망하게 됩니다. 사람이 섭취하는 다양한 음식, 특히 음료수 등에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6. 마카다미아
마카다미아는 종종 쿠키에 박혀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카다미아는 생으로 먹이거나 익히더라도 독성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성분이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일단 섭취하게 되면 근육, 소화기, 신경계에 영향을 끼쳐 운동실조, 경련 등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개의 몸무게 1kg당 2.4그램 이상을 섭취했을 때 증상이 나타났지만, 종에 따라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개는 마카다미아를 먹었을 때 문제를 보이는 유일한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섭취하게 되면 12시간 이내에 뒷다리에 힘을 못쓰는 문제와 함께 우울, 복부 통증, 근육 경련, 다리 통증, 마비, 체온 상승(직장 체온이 40.5°C 이상) 등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경련이 일어나는 것은 다리 근육이 약해진 증상으로 보입니다.
임상증상은 대부분 24시간 안에 끝나게 됩니다. 아직까지 마카다미아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7. 아주까리
아주까리(피마자)는 잎을 나물로, 씨앗의 기름을 의약품이나 공업용 제품으로 사용하는 식물입니다. 특히 아주까리 씨앗은 비료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밭에 뿌린 이 비료를 먹고 개가 사망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주까리 씨앗에는 리신(ricin)과 리시닌(ricinine)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성분은 개에게 매우 유독하여 극히 소량을 섭취하여도 독성을 나타냅니다.
아주까리 씨앗에 들어 있는 리신의 함량은 약 3%에 달하며, 섭취할 경우 12시간에서 48시간 안에 임상증상을 보입니다. 구토 및 혈액이 섞인 설사를 하게 되고 복부 통증과 함께 경련, 호흡 곤란, 저혈압, 신부전 등의 문제를 일으켜 사망하게 됩니다.
8. 자일리톨
자일리톨(Xylitol)은 충치를 야기하는 세균인 뮤탄스균(Streptococcus mutans)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껌, 치약 등 구강 관리 제품에 널리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 자일리톨을 동물이 섭취하게 되면 인슐린의 증가와 관련된 저혈당증이 나타납니다.
즉, 개의 경우 자일리톨을 섭취하게 되면 인슐린의 분비를 급격히 촉진하여 혈중 포도당 수치를 신속하게 낮추게 됩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혈당 수치가 낮아지게 되면 침울, 운동실조, 간질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결국 급성 간부전을 일으켜 사망하게 됩니다.
임상 증상은 섭취 후 30분 만에 나타날 정도로 빠르게 문제를 일으킵니다. 저혈당증을 야기하는 용량은 몸무게 1kg당 100mg 이상으로 알려져 있고 간손상을 야기하는 용량은 1kg당 500mg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자일리톨이 고양이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 불명확합니다. 만일 개와 고양이가 자일리톨이 들어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식품을 먹었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저혈당과 간부전 관련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9. 알코올
재미로 개에게 술을 줬다가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개는 적은 양의 알코올도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개와 고양이가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데 정신 안정과 관련이 있는 GABA라는 호르몬을 억제하여 문제가 나타납니다.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운동실조, 저체온증, 구토, 설사, 호흡곤란, 간부전,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맥주의 호프(hop)도 개에게 독성이 있어 섭취하게 되면 호흡곤란, 심박수 증가, 고체온증, 간질,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한 빵반죽 등에 들어 있는 효모는 부산물로 에탄올을 생성하기 때문에 개가 빵 반죽을 먹으면 알코올을 섭취한 것과 유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10.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열매, 씨, 잎과 줄기 모든 부분이 개와 고양이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퍼신(Persin)이라는 물질은 곰팡이를 죽이는 특성이 있는데 최근 사람에서 유방암 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 퍼신은 개와 고양이에게는 독성을 띌 수 있습니다.
아직 독성을 나타내는 유효 섭취량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숨을 쉬는 것이 어렵게 되고 결국 산소 고갈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아보카도를 섭취하게 되면 우선 위장관 자극에 의한 구토, 설사를 보이게 되고 호흡 곤란, 폐수종, 심장 주위 조직의 수종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조류나 토끼의 경우 아보카도에 대한 민감성이 더 높은데 만일 집에 애완조류나 토끼를 키우고 있다면 아보카도를 절대 주지 말아야 합니다.
11. 과일의 씨앗 부위
감, 복숭아, 살구 등 과일의 씨앗은 그 자체로 위장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식도를 막거나 장폐색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씨앗과 그 주위에는 시안화물(Cyanide)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을 과량 섭취하게 되면 수시간 이내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며 구토 등의 증상과 함께 배뇨, 배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붉은 색조를 띄는 신체 점막 부위가 파란색으로 바뀌게 되고 심한 경련과 함께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사과의 경우 반려견에게 종종 주는 과일인데 과육 부위는 안전하고 몸에 좋지만 씨앗과 그 주위 부분은 해로울 수 있으므로 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2. 버섯
일부 버섯의 경우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개와 고양이에게도 독성을 띌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과 가을에 반려견과 함께 바깥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산책 도중 버섯을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종류는 아마니타(Amanita), 갈레리나(Galerina), 레오피오타(Leopiota) 종인데 이 중 아마니타종이 가장 빈번하게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버섯이 가지고 있는 독성 성분은 사이클로펩타이드(Cyclopeptides)로, 아마톡신(amatoxin), 팔로톡신(phallotoxin), 비로톡신(virotoxin)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성분을 섭취하게 되면 신속하게 장에서 흡수되어 구토, 혈액이 섞인 설사, 오심, 복부 통증, 탈수, 전해질 불균형, 고열, 빈맥, 고혈당증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섭취 후 3~4일이 지나면 간부전, 신부전, 저혈당증, 혈액 응고 장애, 질소 혈증, 대사성 산증 등의 임상 증상이 나타나고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일반적으로 7일 이내에 사망하게 됩니다.
13. 녹색(안 익은) 토마토
잘 익은 토마토의 빨간 부위는 유해하지 않고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설익은 녹색 토마토와 줄기, 꼭지 등의 녹색 부위는 솔라닌(solanine) 성분이 들어 있어 과량 섭취하게 되면 구토, 설사, 소화기 장애와 함께 동공 확장, 경련, 심장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신경계, 신장, 소화기관의 문제까지 이어질 경우 사망할 수 있습니다.
14. 귤, 레몬, 오렌지
귤, 레몬, 오렌지는 과량 섭취하게 되면 개와 고양의의 위장관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줄기나 껍질 부위에는 오일 성분(Citrus oil)과 소랄린(Psoralen)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을 과량 섭취하게 되면 구토, 설사, 침울, 침흘림, 경련, 운동 실조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독성 용량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만 안전하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전에는 먹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국내에서 1000명 이상의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100회 이상의 수의 임상 영양학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동물병원 전문 유통회사 포베츠 대표, 주식회사 알파벳 총괄이사, 한국수의영양학연구회 학술이사, 삼성안내견학교 영양자문수의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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