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곡역장 고양이 '다행이'..행방불명 한달째
2017.02.24 12:15:57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1월31일 보호소서 실종..한달째 감감무소식
김행균 전 역곡역장 입원뒤 사실상 방치
지하철 1호선 역곡역 명예역장 고양이 다행이가 실종된 지 한 달이 다 돼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보호소 반려동물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다행이가 모습을 감췄다.
택배기사가 열어놓은 문밖으로 나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보호소 직원들은 이전에도 다행이가 보호소 밖을 나갔다가 되돌아온 적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사라진지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다.
이에 보호소에서는 인근에 전단지를 부치고, 주민들과 함께 다행이를 찾으려 애를 쓰고 있지만 다행이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지원센터 관계자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다행이를 찾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다행이는 지난 2014년 충청남도 천안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쥐덫에 걸린 채로 있다가 구조됐다.
안락사 당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을 구하다 다리를 잃은 아름다운철도원 김행균 전 역곡역장이 거둬 들여 제2의 삶을 살게 됐다.
김 전 역장의 노력 덕분에 2014년 4월 역곡역 명예역장이 됐고, 역곡역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평안을 주는 존재가 됐다.
지역 경제까지 부흥시켰다는 평가를 듣는 일본의 역장고양이 타마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던 다행이였다. 지자체 역시 이를 홍보에 활용, 역곡역 앞 광장을 보수하면서 역곡다행광장이라는 이름을 새로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행균 전 역장이 후유증으로 정상근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면서 다행이는 다시 정처없이 떠도는 신세가 됐다. 김 전 역장은 신병 치료를 위해 지난해 중순 휴직계를 냈다.
다행이는 이런 사정으로 지난해 4월 역곡역을 떠나 반려동물지원센터로 거처를 옮겼다.
한두달이면 될 줄 알았던 보호소 생활은 김행균 전 역장의 몸이 회복되지 않고 지자체와 코레일은 별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끝나지 않았고, 다행이는 보호소 고양이가 됐다.
다행이가 이미 널리 알려진 고양이라 새가족을 찾아주는 일도 사실상 어려웠다.
애묘인들 사이에서는 다행이를 홍보에 활발하게 이용할 때는 언제이고 이후에는 사실상 방치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다.
역곡역에 있을 시절 다행이에게 옷을 선물했다는 한 애묘인은 "관심과 사랑은 다 받고, 이제와서 보호소에 행방불명이라니 말이 안 나온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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