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장 안에 갇힌 고양이에게 뜨거운 물을 붓고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찌르고 이를 찍어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로 충청남도 천안 자신의 집에서 붙잡힌 고양이 학대범.

 

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에 떠도는 학대 동영상을 보고 흉내내다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KBS2 프로그램 제보자들은 지난 1, 2월 학대 동영상으로 떠들썩했던 천안 고양이 학대범 사건을 다뤘다.

 

지난달 27일 유튜브에 40초에서 46초 가량의 동영상 3개가 게시됐다. 그 안에는 붙잡은 고양이를 철장 안에 가두고 학대 행위를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동영상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동물호보단체에서 500만원에 달하는 현상금을 걸었고, 경찰도 서둘러 수사에 착수해 지난 14일 천안에서 25살 A씨를 붙잡았다.

 

 

사건은 집의 닭을 잡아 먹는 고양이를 잡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A씨는 "파란 천막에서 닭이 자고 닭들이 달걀을 낳는데 제가 꺼내러 가면 다 깨져 있고 먹다가 고양이와 마주치기도 했다"며 "고양이가 잡혀서 포획 틀에 갇혀 있으니까, 복수심 같은게 마음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잡힌 고양이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학대 동영상을 떠올렸다.

 

A씨의 학대 행위는 이미 떠돌던 특정 동영상과 유사했는데 이 때문에 사건 초기 해당 동영상을 만든 이가 범인으로 의심받았다. 

 

A씨는 "그것(예전에 봤던 동영상)을 보고 따라했다"고 말했다.

 

학대 행위가 이렇게 큰 일이 될 줄은 몰랐다는게 A씨 입장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 말고 저는 그냥 친구한테 보여주고 싶었다"며 "친구들 보라고 올렸는데 친구가 내려받아서 올렸나보다"라고 말했다.

 

재미에 가까운 행위가 끝난 뒤 고양이는 사실상 방치됐다.

 

그는 "동영상 촬영하다가 꺼내려고 했는데 저항이 너무 심했고, 5~6일 정도 지나 죽었다"며 "들고 가서 개한테 던져줬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되고 경찰이 찾아오자 A씨는 그제서야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A씨는 경찰관들의 요구대로 사체를 묻으면서 "죽은 모습을 보니까 정말 괴롭게 죽었구나 꼭 이렇게 하지 않았어도 됐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은 고양이한테 많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구속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 이 범죄가 형이 비교적으로 낮기 때문에 긴급체포하거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서 검거하거나 그럴 사유는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앞으로 동물학대와 학대 동영상의 인터넷 게시 2개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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