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털로 만든 강아지인형..`동물단체 공분`
2017.04.17 17:14:29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영국 고급 백화점 해롯(Harrods)이 토끼털로 만든 강아지 인형을 200만원에 판매하면서, 동물 학대 비난을 받았다고 영국 대중지 더 선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모피 액세서리업체 카레스 도릴락(Caresse d’Orylag)이 만든 강아지 인형 ‘슬리피’의 가격은 1400파운드로, 우리 돈 199만6000원에 달한다. 흰색, 회색, 갈색 등 3가지 색상에 크기도 4가지로 출시됐다.
카레스 도릴락은 프랑스 토끼 오릴락(Orylag)의 털로 강아지뿐만 아니라 고양이, 원숭이, 토끼, 곰, 판다, 너구리, 코알라, 고슴도치, 돌고래 등 다양한 동물 인형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판매 소식에 동물보도단체들은 카레스 도릴락과 해롯 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윤리적 동물 대우를 위한 사람들(PETA)’의 미미 베케치 국제프로그램 이사는 “동물을 친구와 형제로 바라보는 어린 자녀에게 학대한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인형을 가지고 놀라고 선물하는 것은 끔찍하다”며 “만약 모피 공장의 작은 우리에 갇힌 동물의 털로 만들어진 장난감이란 사실을 자녀가 알면, 크게 상처 받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베케치 이사는 “만약 부모가 아이에게 전기로 도살한 토끼의 털로 강아지 인형이 만들어졌단 진실을 밝힐 수 없다면, 적어도 이 선물이 극단적 동물 학대의 산물이 아닌 척 하진 말아야 한다”며 “모피 제품의 부패를 막기 위해 포름알데히드와 에톡실레이트를 사용해, 이 화학성분들이 모피를 사용하는 사람의 피부에 흡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카레스 도릴락은 세계동물보건기구(World Organisation for Animal Health)의 동물복지 헌장에 따라 오릴락 토끼를 도살해서, 인형을 생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형의 부드러운 촉감이 여행자의 심신을 안정시킨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모피무역 폐지연합(Coalition to Abolish the Fur Trade)은 최근 보고서에서 오릴락 토끼가 햇빛도 보지 못하고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없는 실내 철창에서 갇혀서 자란다고 폭로했다. 오릴락 토끼를 감전사 시키거나, 교살 시키고,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해롯은 과거에도 모피 제품 판매로 주요 동물보호단체들의 표적이 돼왔다고 더 선은 전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