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면
반려동물 먹거리 이야기의 칼럼니스트 정설령 수의사(사진)는 주 관심분야가 수의 임상 영양학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최된 관련 트레이닝을 수십 차례 받았습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각종 수의 영양학 관련 자료를 번역했습니다. 국내에서 1000명 이상의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100회 이상의 수의 임상 영양학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동물병원 전문 유통회사 포베츠 대표, 주식회사 알파벳 총괄이사, 한국수의영양학연구회 학술이사, 삼성안내견학교 영양자문수의사를 맡고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 종종 언급되는 “펫푸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개와 고양이의 사료를 의미합니다
물은 사람 뿐만 아니라 개와 고양이에게도 필수 '영양소'입니다. 개의 경우 체내 수분의 5%만 잃어도 결핍증이 일어납니다. 체내 수분의 15%를 잃게 되면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선하고 오염되지 않은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동물의 경우 체내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스스로 물을 찾아 마시므로 일정량을 계산하여 공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정량 이하를 마시게 되면 탈수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되므로 적절한 양의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합니다.
적정 음수량은 평균적으로 체중 10kg 이하 소형견의 경우 하루에 몸무게 kg당 60ml 정도의 물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의 몸무게가 4kg일 경우 적정 음수량은 하루 약 240ml입니다. 몸무게가 11~25kg의 중형견은 몸무게당 하루 50ml이, 대형견은 몸무게당 하루 40ml이 적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컵에 물을 가득 채우면 약 200ml이 담기므로 종이컵 기준으로 적정 음수량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경우는 적정 음수량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몸무게 1kg당 하루40ml 이상의 물을 섭취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만일 개와 고양이 모두에서 하루에 몸무게 1kg당 100ml 이상의 물을 마시게 되면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이므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나 신부전 등이 대표적인데 이런 경우는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합니다.
음수량은 기타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개가 염분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경우 음수량이 50% 이상 늘어나기도 하고 반대로 염분이 적게 들어 있는 음식을 먹는 경우 정상보다 물을 약 20% 정도 덜 마시게 됩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경우에서도 개와 고양이 모두에서 음수량이 증가합니다. 반대로 굶거나 섭취하는 음식물의 양이 적으면 그와 비례하여 마시는 물의 양도 줄어들게 됩니다.
임신, 수유, 성장기 때에서는 더 많은 에너지가 섭취되어야 하고 이에 따라 수분 섭취량도 증가합니다.
물의 섭취는 결석질환의 치료와 재발방지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결석 질환의 관리를 위해 염분 함량이 증가된 처방식을 급여하는 경우 음수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제공하는 물의 양을 1.5~2배까지 늘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동물이 적정 음수량 대비 너무 적은 양의 물을 마실 경우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음수량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쁜 냄새가 없이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항상 공급하거나, 물그릇을 항상 가득 차게 채우는 방법(고양이가 물그릇 가장자리에 수염이 닿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 물그릇을 여러 곳에 배치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물이 흐르도록 설계된 시판되는 음수기를 이용하거나 음식을 여러 번에 나누어 공급하는 방법, 플라스틱 용기를 세라믹으로 바꾸는 등 물그릇의 재질을 바꿔보는 방법, 그리고 캔푸드를 급여하거나 건식 펫푸드에 따뜻한 물을 섞어 주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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