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관련 직업을 갖고 싶다면..관심직업 6가지

2015.05.28 11:13:5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지난 2월 한국직업사전에 수의사보조원(수의테크니션)이 새로운 직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3D프린터개발자, 빅데이터전문가 등 25개 직업과 함께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직업도 점차 세분화하는 한편 신생 직업이 생겨 나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면 사실상 거의 무엇이나 응용할 수 있기에 사람 관련 직업을 본떠 생겨나는 관련 직업도 있다.

 

동물 관련 직업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직업 6가지 직업을 소개한다. 다만 이들 직업들은 아직까지 명확한 직업상이 정립돼 있지 않은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직업 정보를 관장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동물 관련 직업 다수를 '눈길끄는 이색직업'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다. 이색직업은 바늘구멍일 때가 많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그만큼 해당 직업인으로 살아가기에는 굳센 의지와 개척자 정신이 필요하다.

 

◇애견유치원교사

 

애견유치원에 다니는 애견들을 돌보는 선생님이라고 보면 된다. 어린이집교사 정도 된다고 할까.

애견이 다른 개들은 물론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사회성을 길러주고, 애견을 훈련시키거나 놀이를 돕는 역할을 한다. 애견은 유치원에서 있으면서 화장실에서 배설하기, 다른 애견들과 인사하기, 유치원 산책 및 야외 산책하기, 간식을 이용해 단체놀이하기, 발과 코 등을 이용해 간식이 나오는 기계 작동하기 등의 지능개발 놀이, 낮잠 자기 등의 활동을 한다.

 

애견유치원이 국내에 얼마나 되겠느냐고. 국내의 정확한 애견 전용 유치원의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으나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집에 홀로 남기는 것이 애처롭거나 사회성을 길러 주기 위해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다. 애완동물도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퍼져 나가는 것이 유치원 확산의 원동력이다.

 

이미 서울 강남에 10여개 안팎의 전용 유치원이 있고, 대부분은 애견 카페, 호텔,병원 등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유치원교사처럼 반드시 갖고 있어야할 자격증은 없다. 대학에서 동물계열학과를 전공했다면 채용에 유리하다. 애견 훈련 자격을 취득하면 좋고, 각종 애견 쇼나 대회 등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면 더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애완동물사진작가

 

사람은 갓 돌을 지나면서부터 기념 사진을 찍는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예전보다 사진을 찾는 수요는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중요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하는 수요는 꾸준하다. 가족 사진도 이런 연유에서일 것이다.

 

애완동물사진작가는 반려동물을 모델로 사진촬영을 하는 이를 일컫는다. 동물이 모델이다보니 전문적인 사진 기술은 물론이고 동물의 특성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개는 견종의 특성이 뚜렷이 드러나야 하며, 가만이 있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간 포착이 중요하다. 구석으로 숨으려 하는 고양이를 카메라 앞으로 유혹하는 기술도 갖춰야 한다.

 

특히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면 동물 분야가 일종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동물을 달래는 하고, 촬영에도 신경을 써야 해서 혼자보다는 둘이 하는 것이 제격이라는 평가다. 동물 사진이라고 하면 광고 사진용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점차 보호자 스스로가 사진을 남기고 싶어하거나 동물을 모델로 하는 광고의 분야도 늘고 있다. 친근감을 주기 위해 여전히 동물이 모델로 나오고 있고, 사료에서부터 애견용품 등 애견 관련 제품이 늘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여기에는 동물병원도 포함된다.

 

애완동물사진작가에 대한 수요는 애견산업의 발전 속도와 같지는 않아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애완동물옷디자이너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에게 보다 예쁜 옷을 입히는, 그리고 입히고 싶은 보호자들이 늘고 있다. 개를 개답게 키우기 위해서는 자연 상태 그대로 옷을 입히지 말자는 주장도 드세지만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꾸미는데 관심이 많다. 특히 가끔은 애견이나 애묘가 입고 있는 옷들은 보호자의 관심의 정도를 나타내주는 척도로 작용하기도 한다.

 

애견애묘 옷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옷을 만드는 과정과는 크게 다를 바 없다. 품목(아이템)을 결정하여 디자인하고, 원단 및 부속품을 선택하여 견본을 만든다. 이를 마네킹 혹은 직접 애완동물에게 입혀보고 수정을 한 후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여 완성품을 만들게 된다. 제품 종류도 단순히 애견애묘를 위한 옷뿐 아니라 보호자와 애완동물과의 커플룩,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의상 등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략 10개 미만의 애견옷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 영세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가 전략으로 승부하려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옷 자체가 보호자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고가 제품도 먹혀드는 모양새다. 영국의 '러브마이독'은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로 사세를 세계로 뻗어가고 있기도 하다.

 

◇수의테크니션

 

동물병원에서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에 대한 진료, 진단, 처치, 수술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수의사를 보조하는 일을 한다. 정식용어는 아니지만 동물간호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 법체계상 동물간호사는 쓸 수 없도록 돼 있다. 현재 대부분은 동물 관련 학과를 졸업한 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간 자격증인 동물간호복지사를 따고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기준은 없는 상태이며 직업 자체에 대한 상을 정립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미국과 영국, 일본 등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하나의 전문직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미국에서는 8만 여명에 달하는 수의 테크니션의 연수입이 대략 3만 달러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수의사의 진료업무가 세분화되고 있고 수의테크니션들도 전문화 단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법제화를 위한 움직임은 시작됐다. 지난 23일 한국동물간호협회가 창립식을 열고 정식 출범했다. 협회는 국내 수의테크니션의 대표 단체로서 수의테크니션 직업자격의 국가공인화와 권익 향상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수의테크니션이 정식으로 인정받을 경우 그만큼 종사자들의 권익도 높아질 전망이다.

 

◇애완동물장의사

 

애완동물의 장례를 주관하는 직업이다. 애완동물의 장례 역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애완동물 장례 의뢰가 들어 오면 보호자와 장례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자택으로 영구차를 보내 사체를 장례식장으로 운구한다. 애완동물의 사체를 곧고 바르며 깨끗하게 거두는 수시(收屍)와 염습(殮襲: 사체를 깨끗이 목욕시켜 수의를 입히는 일)을 거쳐 입관(入官: 사체를 관속에 넣는 작업)을 한다.

 

사고사한 애완동물은 수술용 바늘로 사체를 꿰매서 최대한 깨끗한 상태로 복원한다. 입관이 끝나면 발인을 하며 고객의 종교에 맞게 장례예식을 치르고 화장을 한다. 화장 뒤에는 유골을 수습하고, 분골을 고객에게 인도하며 예식을 종료한다.고객에 따라 화장만 하는 경우도 있고 화장 뒤에는 애완견 장묘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납골당에 두거나 야외에 뿌리기도 한다. 또한 장례식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고객을 위하여 모든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제공하기도 한다.

 

화장장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게 돼 있는데 현재 정식으로 등록된 곳은 13곳(동물보호관리시스템 기준)에 불과하다. 전국에 100곳이 넘는 화장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식 등록된 곳은 이처럼 극히 소수다. 또 대부분은 인근 주민의 민원 때문에 농장 등 다소 환경이 열악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화장장 자체에 대한 관리 수준이 보다 엄격해지고 반려동물의 장례 자체도 단순 화장에서 보다 더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완동물행동카운셀러

 

주인에게 애완동물을 어떻게 다뤄야 하고 다양한 문제행동을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한다. 직접 방문하거나 자영업 장소에서 동물의 행동에 대해 애완동물 소유주와 상담한다. 상담 결과를 통해 문제적 행동과 원인을 분석하여 교정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는 개가 느는데 비해 개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분위기가 현재의 모습이다. 하지만 심하게 짖거나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개, 그리고 가족 이외의 사람이나 개와 어울리는 못하는 개들은 보호자에게도 큰 짐이 되고 있다. 이런 반려견의 행동을 교정해줄 있는 이들이 바로 애완동물행동카운셀러다.

 

현재 우리나라에 관련 자격증은 없다. 한국애견연맹과 한국애견협회에서 발급하는 훈련사 자격증을 딴 이들이 이 분야에 주로 발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은 주로 조련이나 훈련을 담당하던 터여서 영국 등지에서 직업으로 자리한 애완동물행동카운셀러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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