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사관학교 우등생, 동물 의료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다

2015.05.29 11:45:07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손승욱 디자인36.5 대표 99만원대 휴대용 내시경 출시
'스마트폰 연동형..찍어서 바로 전송'
"1차 목표는 동물병원..영상진단장비 시리즈 출시 계획"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 기업가에는 남부러움의 대상이다.

 

제품 개발에서부터 마케팅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어느 기관 치고 이만한 지원과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은 없다. 그래서 사관학교 출신들은 여타 창업가에 비해 생존율도 높다.

 

ⓒ노트펫 손승욱 디자인36.5 대표가 다음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마트폰 연동형 휴대 내시경 엑스코프를 소개하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우등 졸업한 이가 동물 스마트 의료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올해 27살 사관학교 4기생인 손승욱(사진) 디자인36.5 대표다.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 월드 IT쇼 부스에서 손 대표를 만났다.

 

"수의사인 사촌형님 권유로 동물병원에서 수의테크니션으로 일했어요. 제가 건축을 전공했는데 병원 인테리어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했더니 직접 경험해 보라고 했죠. 그러던 중 2000만원대의 고가 내시경 장비를 보고 아주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갔죠"

 

디자인36.5 부스에는 다음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엑스코프(XCOPE)가 전시돼 있었다. 엑스코프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내시경이다.

 

스마트폰을 내시경 기기에 연결하면 내시경을 통해 보여지는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찍고, 녹화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원격 전송은 당연하다.

 

가격은 일반 동물병원에 쓰는 내시경의 20분의 1 가격에 불과한 99만원대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가진 것을 쓰면 되는데 따로 공기계를 마련한다 하더라도 120만원 가량에 내시경을 마련할 수 있다.

 

엑스코프는 현재 아이폰5, 아이폰5S와 연동돼 있다. 이들 폰이 중고폰으로 나올 시점이기도 하고, 아이폰 모델이 종류도 천차만별이고 모델 년수가 짧은 안드로이드 계열보다 제품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기능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지난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제2회 바이오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기자가 부스를 찾은 이날 원격진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중국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과도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노트펫

엑스코프는 이미 인체용으로도 등록을 마쳤고 일반 사람병원에서 사용할 경우에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손 대표는 그럼에도 우선은 동물병원시장 공략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자신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하면서 개가 누구보다 의지가 돼 줬고, 국내 동물병원들이 앞으로 장비 투자에도 사람병원 못지 않게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의테크니션을 하면서 동물병원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여전히 접안경을 쓰고 있는 것을 알게 됐죠.쓰고 싶은데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거죠. 엑스코프가 그런 부담을 확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엑스코프 제품이 제3세계나 신흥국가에서도 먹혀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래도 그런 나라들은 예산 때문에 의료 투자와 수준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국가들의 업체에서 먼저 제안이오고 있어 솔직히 놀랬다고 귀뜸했다.

 

국내 동물병원은 현재 대략 4000개 가까이 된다. 국내 시장 규모는 크지 않고, 엑스코프 제품 하나 만으로도 사세를 넓혀 가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보인다. 손 대표는 "엑스코프는 첫 단추이고 앞으로 영상기반 진료제품을 시리즈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젊은 인재들이 동물 관련 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산업 전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고, 환영할 일이다. 디자인36.5 자체의 노력과 함께 업계의 애정과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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