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본 걸 거야.." 텅 빈 냄비에 시무룩 멍뭉이

2017.07.07 15:35:39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곧 2살이 되는 비숑프리제 '모모'는 똑똑하고 깔끔한 녀석이다.

 

말귀를 척척 알아듣는 것은 기본, 큰 일을 보고 나면 닦아 달라고 자는 주인까지 깨운다고.

 

견주 이수지 씨와는 이전 주인이 파양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모모의 여동생 '마무'도 함께 수지 씨의 가족이 됐다.

 

모모는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데, 사실 그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게 있으니 그것은 음식(개가 먹을 수 있는)이다.

 

음식이 눈 앞에 있으면 세상 얌전하게 앉아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며 줄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인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참고, 참고, 또 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도저히 안 줄 수가 없단다.

 

아마 모모는 이날도 그렇게 기다리면 수지 씨가 한 입 정도는 줄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엄마 나 한 입은 줄 거죠? 그쵸? 왜 그렇다고 말을 못해"


퇴근 후 저녁으로 김치볶음밥을 한 수지 씨.

 

아니나 다를까 냄새를 맡은 모모가 맞은편 식탁 의자에 앉더니 외로운 기다림을 시작했다.

 

밥은 점점 줄고, 냄비는 비어갔다. 하지만 자리를 떠나지 않은 모모. 아마 '엄마가 설마 한 입은 주겠지' 기대한 건 아니었을까.

 

"사람 먹는 음식은 안 줘요. 더구나 김치까지 들어간 걸 줄 순 없어서 다 먹고 나서 다 먹었다고, 이제 없다고 하자 나라 잃은 얼굴을 하더라고요."

 

"침이 넘어간다, 꼴깍"

 

"설마.... 엄마...그런 거 아니잖아...그거 아니잖아"

 

사진 속 모모는 입맛을 다시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현실 부정), 멍하게 냄비를 바라보는(상실감) 등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다.

 

밥알 하나 남지 않은 냄비를 보고 시무룩해진 모모는 수지 씨가 불러도 눈만 돌릴 뿐 못 들은 척하기 시작했다. 단단히 삐쳤다는 뜻이다.

 

미안해진 수지 씨는 모모에게 말했다. "모모 간식? 간식 줄까?"

 

모모는 다시 환해진 표정으로 수지 씨에게 다가왔다. 꼬리를 흔들며 간식으로 좋아하는 수박을 맛있게 먹었다는 후문이다.

 

김치볶음밥은 잊은 지 오래, 모모는 수박 삼매경

 

수지 씨는 "모모와 마무가 저에게 온 뒤로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는 걸 느껴요. 퇴근하고 집에 가면 힘든 하루가 다 보상되는 기분"이라며 행복해했다.

 

비록 김치볶음밥은 맛보지 못했지만 수박 간식을 먹게 된 이날의 해피엔딩처럼 모모와 마무, 수지 씨의 동행이 언제나 해피엔딩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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