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호텔 사장님의 친절에 울컥한 순간
2017.07.21 18:06:24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갑자기 혜련씨는 이번 주말 본가에서 도배와 싱크대 공사를 하고 있다.
그 소식을 안 것은 지난 19일 저녁이 다 됐을 무렵. 그것도 문득 집에 전화해보고 싶어서 했다가 공사 소식을 들었다.
"고양이들 어떡해?" 곧장 엄마한테 물어봤다. 엄마는 잠시 생각하더니 "네가 호텔 좀 알아볼래?"
그야말로 멘붕. 본가에서 함께 살고 있는 도담이와 장군이 녀석은 아예 계산에 넣지 않았던 것이다.
이 휴가철에 고양이 호텔에 빈방이 어디 있을까 한숨이 절로 나왔다.
또 2박3일씩이나 장군이와 도담이 두 녀석을 호텔에 맡길 생각이 혜련씨의 눈앞이 캄캄했다.
본가가 있는 지역에서 재빠르게 두 녀석을 맡아줄 호텔을 알아봤다. 돌아온 대답은 20일 하루 밖에 안되며 그것도 저녁에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곳을 알아볼까 하다가 급한 대로 그곳에 맡기기로 했다. 아침에 두 녀석을 그곳에 맡기고 본가로 가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같았다.
창문이 없었고, 공간은 너무 좁아 보였다. 그야말로 잠만 자는 수준이랄까.
'성수기에 이게 어디야'했지만 생각할 수록 이 녀석들이 편안히 지낼 지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신호등에 걸린 순간 급검색을 해서 다른 곳을 알아봤다.
그곳의 사장님은 혜련씨의 다급함에 공감해줬다. 전후사정을 듣더니 원래 원했던 방보다 더 큰 방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고 했다.
게다가 옮겨와야 하는 녀석들이 안쓰럽다면서 돈은 더 받지 않을테니 시간이 되는대로 데려와도 된다고까지 했다.
비용? 업그레이드 비용도 없단다. 성수기 할증도 없었다. 평소 요금만 내면 된단다.
순간 울컥한 혜련씨.
본가 일을 보다 틈을 내서 두 녀석에게로 갔다. 그 호텔에는 미안하지만 녀석들은 이동장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고 얼은 체로 있었다.
좁은 환경에 움직일 생각을 못했나보다.
어라, 그런데 옮겨와서는 이리저리 구경도 하고, 장군이 녀석은 쿨쿨 잠까지 잘 잔다.
창문에 충분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캣타워에 벽에는 각종 놀이물도 설치돼 있는게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혜련씨는 "나의 복이고 우리 고양이들의 복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급할 때 안심하고 고양이들을 맡길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웃음지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