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한 광견병 고위험국가 지정'..그 이유가

2015.06.04 13:46:55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英 중앙보건국, 북한 2년째 광견병 고위험 국가 지정

'중국·한국 등 고위험 국가와 국경 맞대고 있어'..정보도 부족한듯

 

영국 보건부 산하 공중보건국이 지난달 27일 2015년 국가별 광견병 위험 분류에서 북한을 고위험 국가로 분류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 보도를 인용, 국내 언론이 앞다퉈 보도했다.

 

공중보건국은 지난해부터 이 지침서를 발표하고 있다. 각 나라별로 광견병 위험이 없는 국가, 저위험 국가, 고위험 국가 등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북한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위험 국가로 분류됐다.

 

북한은 광견병이 꽤 발생하는 나라일까. VOA는 우선 북한 관련 뉴스를 전문으로 다룬다. 소위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송이다. 북한이 주어가 된다. 

 

VOA가 고위험 국가 지정 이유에 대해 문의해 받은 이메일에 따르면 영국 공중보건국은 북한이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광견병 위험이 높은 나라들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지리적 여건에다 북한이 이들 나라들과 상황이 다름을 보여주는 자료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공중보건국의 분류 결과 실제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는 고위험 국가에 속한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일본은 무위험 국가이며 중국과 러시아,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가까운 대만은 저위험 국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년간 총 29건의 광견병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사람은 없었고 소가 10건, 너구리 5건, 개 13건, 고양이 1건 등이다. 발생 지역도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으로 일부에 한한다. 그런데 고위험 국가라니.


영국 공중보건국의 세가지 분류 기준을 보면 그 사유를 알 수 있다.

 

무위험 국가는 역내에 자생적으로 광견병이 발생하는 동물이 없는 경우다. 저위험 국가는 가축이나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 외에 야생동물에서는 광견병이 발생할 수 있는 국가를 뜻한다.

 

고위험 국가는 야생동물과 가축을 포함한 반려동물 모두에서 광견병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다. 그런데 고위험 국가의 분류에는 또하나의 기준이 적용된다. 바로 광견병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근거가 없는 경우다.

 

우리나라에서는 광견병의 매개체로 주로 야생 너구리가 지목되고 있다. 이런 점이 고위험국자로 지정됐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매년 4월과 10월 전국적인 광견병 예방 활동도 벌이고 있다. 

 

북한의 경우 한 해 영국인 중에 북한을 방문하는 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북한 내 정보가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근거가 없기 때문에"라는 사유가 더 타당해 보인다.

 

한 수의업계 관계자는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광견병에 걸린 동물들이 내려올 수도 있겠지만 실상 고위험국가 지정은 큰 의미가 없는 평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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