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로 해주세요"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노트펫'이 우리 주변 반려동물인들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우리동네 애견숍 24시'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12년째 하안애견을 운영하고 있는 전광식 사장님의 경험을 담아낸 코너 입니다. 전 사장님은 모습은 다소 거칠어 보일지라도 마음만은 천사표인 우리의 친근한 이웃입니다. 전광식 사장님과 함께 애견숍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강남스타일로 해주세요!" "네? 강남스타일이 어떤 스타일이신지.." "아 거 왜 있잖아요. 얼굴을 이렇게 조렇게¨으쌰으쌰¨움짤움짤¨?!#$"

 

할머니, 아주머니, 딸까지 여자분 세분이서 말티즈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우리 가게엔 처음 오신 손님들이었다. 살짝 긴장도 됐다.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얼마전 강남에서 이사를 왔어요. 우리강아지 '아로' 강남스타일로 해주세요" 

 

 

강남스타일? 뭐지? 내가 요새 최신 트렌드를 놓치고 있나. 이럴 때는 되묻는게 상책. "강남스타일요? 그게 저..어떤 미용인가요?"하고 물어봤다. 아주머니는 얼굴을 요래저래, 동그랗고 예쁘게 컷을 하는게 강남스타일이라고 했다.

 

도저히 감을 잡지 못했다. 나도 나름대로 미용 좀 한다고 했는데..나 초년병 시절 도그쇼 출전 준비도 한참했던 지라 미용에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쑥스럽지만 우리 가게에서 견습으로 일하던 친구가 미용대회 첫 출전에서 대상까지 먹었단 말씀. 헤헤, 사실 그 친구에게 입상하는 지름길을 알려 주긴 했다. 과외를 해줬어도 선생의 실력이 뛰어나니까 가능한 거 아니겠어.  

 

결국 미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양해를 구했다. 내가 미용을 마친 다음 미흡한 점이나 잘못된 점 있으면 말을 해달라 했다. 바로 다시 해드리겠습니다 하면서 말이다.

 

살짝 심장이 쫄깃해진 상태에서 미용을 마치고..드디어 손님이 아로를 데리러 왔다. "아로야 이리와~" 미용을 마치고 케이지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던 녀석이 문을 열자마자 냉큼 안겼다. 

 

자 긴장의 순간, 두둥 아주머니의 입에서는 "네, 바로 이 스타일이예요" 휴, 다행이다. 근데 엥  이게 뭐지? 사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해준건대. 사람 미용실 가서 이런저런 스타일을 이야기 해줘도 결국 깎은 머리는 별반 차이가 없잖아(-.-)

 

어쨌거나 내가 여태까지 미용한게 강남스타일이었던 말인가? 아로 엄마가 마음에 들어해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또 계속 와주실 테니. 사람 미용실과 마찬가지로 애견숍들도 한 번 마음에 들어하면 잘 바꾸지 않는다. 

 

그때 같이 왔던 중학생이던 딸이 지금은 대학생이 되서 아로를 데리고 미용을 하러 온다. 내 말 맞지. 그런데 여전히 까탈스럽게 뭐라고 하냐고. 그냥 아무말 없이 "하던대로 해주세요" 라고 한다.

 

그 스타일 불후의 명작감이었냐고? 글쎄..

 

처음 개를 분양받았을 때는 보호자분들도 온갖 것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개가 가족화되면 가족(?)처럼 대한다. 강아지들도 미용을 마치면 귓부분을 이쁘게 남겨 놓는것 빼고는 박박 밀기 일쑤다. 모 음료 광고처럼 '가족끼리 왜 이래'가 된다는 말씀. 

 

늘 곁에 있다고 심드렁하게 가족(?)처럼 대하지 말고 좀 더 관심을 갖자구요! 그래야 저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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