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줍 수칙'을 알고 있었던 경찰관

2017.08.23 17:12:37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오동통...너무 귀여움

 

[노트펫] "누가 집 앞에 새끼고양이를 버리고 갔습니다."

 

23일 부산경찰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날 부산 동부경찰서 수성지구대에 고양이 유기 신고가 들어왔다.

 

사실 이런 신고는 120 민원센터에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112. 그래서 경찰서에도 자주 신고가 들어온다.

 

지구대 경찰들이 출동해보니 오동통한 새끼고양이 3마리가 바구니에 담겨 있다. 신고자는 고양이를 만지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신고했다고 했다.

 

전용범 순경이 새끼고양이들을 바구니에서 들어 올리려던 찰나.

 

함께 출동한 선배 경찰관이 전 순경을 제지했다. 

 

"어미고양이가 근처에 있을 것 같은데...사람 손 타면 안 데려간다."

 

엄마 기다리고 있어요.

 

경찰 생활 15년이 넘는 선배의 말에 전 순경은 박스와 담요를 구해 건물 구석에 새끼고양이들을 살포시 놓아 뒀다. 물론 사람의 냄새가 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렇게 조치는 했지만 자꾸 마음이 쓰였던 전 순경.

 

정말 선배 말대로 어미고양이가 주변에 있을까 돌아보던 중, 새끼고양이와 똑같은 무늬의 큰 고양이가 골목에서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습 드러낸 엄마고양이. 경찰관들도 쫄 수 밖에 없는 눈빛!

 

전 순경이 새끼고양이를 보여주고 숨어서 지켜보자 이 녀석은 새끼들을 한 마리씩 물고갔다. 30분에 한번씩 다시 나타나 세 마리 모두 데려갔다.

 

만일 그 자리에서 구조했더라면 고양이 3마리는 어미와 생이별하고 어떤 운명을 맞이했을 지.

 

길을 가다 우연히 새끼고양이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막연히 불쌍하다는 생각에 덥썩 안아들고 집으로 데려오는 이들이 종종 있다. 그리곤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새끼를 한 마리씩 물고 사라지는 어미고양이. 무턱대고 구조했다간 생이별할 뻔. 

 

길에서 아기고양이들을 만났을 때는 무턱대고 데려와서는 안된다. 어미가 잠시 보금자리를 비웠을 가능성이 있다. 때로는 거처를 옮기는 도중에 새끼들만 남겨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래서 일단 몇 시간 정도는 지켜보는게 중요하다. 냥줍 수칙을 알고 있었던 선배 경찰관의 경륜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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