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고속도로에서 개를 구했다
2017.08.25 15:39:54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노트펫] 고속도로 위에서 이리저리 헤매는 개를 외면하지 못하고 차를 세워 구한 이가 있다.
지난 21일 수원-과천간 고속도로 문원IC 근처. 종하씨는 부모님 댁에 가기 위해 수원 방향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저 멀리에서 개가 한 마리 보였다. 개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추월선인 1차선을 타고 있던 종하씨는 우선 안전을 위해 일단 비상등을 켜고, 백미러로 뒷차가 오는 지 살펴본 뒤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다행히 그날 비가 와서 차들은 평소보다 느린 속력으로 달리고 있었고, 뒷차도 종하씨가 비상등을 켠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차를 완전히 세운 종하씨. 저대로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차에서 내려 그 개에게 다가갔다.
그러는 사이 2차선에서 오던 다른 승용차가 역시 비상등을 켜더니 개 앞에서 멈춰섰다. 그런데 그 순간 개는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고 그 차는 별다른 조치없이 출발했다.
바로 그 때 반대편 차선에서 쿵소리가 났다. 그 개는 달려오던 차에 그대로 받히고 말았다. 그 차는 속도를 줄였지만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종하씨는 쿵소리에 이어 들려온 개의 비명소리를 듣자마자 중앙분리대로 넘어가 그 개를 안아 올렸다.
개는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래도 뒀다간 로드킬 당할 거란 생각만 들었죠. 그래서 위험한 고속도로 위에 있다는 것도 잊어 버렸어요."
개를 살펴보니 목줄을 하고 있는 코카 스파니엘이었다. 동물병원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던 종하씨는 급한대로 119에 신고해 그 개를 인계했다.
개의 상태가 궁금했던 종하씨는 다음날 과천시에 전화를 걸어 봤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다고 했다. 순둥이기도 했다.
동물보호소로 옮긴 뒤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떡하나 했지만 그 문제도 해결됐다. 주인이 그 녀석을 찾아간 것. 종하씨의 행동이 헛되지 않았다.
"오랜 만에 아버님께 꾸중을 들었어요. 하지만 녀석이 무사해서 후회는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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