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에 보내질 아이는 개가 보고 싶다고 했다

2017.08.28 15:10:17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해경이 귀여워요~!! 털 다시 깨끗하게 자라면 깨끗이 털자란 해경이 사진도 좀 보내주세요!"


반려견의 사진을 받아본 11살 남자 아이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제주동물친구들 페이스북

 

제주동물친구들(이하 제동친)은 얼마 전 사회복지사의 소개로 제주의 한 가정에서 14살 요크셔테리어를 데리고 나왔다.

 

아빠와 엄마, 11살 난 남자 아이, 14살된 요크셔테리어 이렇게 넷으로 구성된 이 가정은 사실상 해체 상태였다.

 

엄마는 집을 나가 연락이 두절됐고, 아빠는 다음달초 수감될 운명이라고 했다.

 

다른 친척이 마땅치 않아 11살 아이는 보육원에 맡겨질 예정이고, 요크셔테리어는 빈 집에 홀로 남겨질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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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집에 가본 결과 요키는 더운 날에도 엄마가 나가기 전까지 입혔을 것같은 강아지 옷을 입은 채 갖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아이도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을 테니 강아지라고 사정이 나빴으면 나빴지 나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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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호처로 데리고 와 살펴보니 요키는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고, 임보처에서도 잠만 잤다. 14살의 노령의 나이에 치아 역시 성한 게 없었다.

 

결코 좋은 환경에서 살아왔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건강이 그렇게 심각한 상태가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요키에게 전에 쓰던 해경이라는 이름 대신 모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돌보고 있을 무렵, 남자 아이로부터 문자가 왔다.

 

해경이가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아이의 아빠가 홧김에 보낸 것은 아닐까도 의심했지만 그래도 미용한 사진을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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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답문자에는 "해경이 귀여워요~!! 털 다시 깨끗하게 자라면 깨끗이 털자란 해경이 사진도 좀 보내주세요!"라고 돼 있었다.

 

그 문자를 보고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제동친 관계자는 "모리만큼이나 방치되어 살았을 소년에게는 그나마 모리가 유일한 정붙이였는지도 모른다"며 "(보육원에서 혼자 자랄) 소년의 앞날을 위해서도 간절한 마음으로 모리가 새가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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