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와 항생제 검출, 왜 문제라고 하는걸까

[노트펫] 이번엔 좀 시의성 있는 내용인데요. 얼마 전 전국으로 유통되는 개고기의 위생검사 결과 조사 대상의 64.5%에서 항생제가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개고기 항생제 범벅...개고기 64%서 항생제

 

항생제 함유 수치 자체는 기준치를 넘지 않았지만, 항생제 검출 비율이 다른 고기류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항생제 ‘함유 수치’와 ‘검출 비율’은 의미가 다릅니다.

 

항생제 함유 수치란, 검사를 할 때 고기 1kg당 특정한 항생제가 얼마만큼 포함되어 있는지를 말합니다. 검출 비율은 전체 검사 대상 가운데 (기준치와 무관하게) 항생제가 검출된 고기의 비율을 의미하죠.

 

그러니까 단순화해서 생각하면, 하나의 개고기 속에 들어있는 항생제의 분량 자체는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시중에 유통되는 개고기의 절반 이상은 항생제를 포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어라, 어차피 우리가 먹는 동물들은 대부분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한 고기에 들어있는 항생제가 기준치 이하라면 결국 먹는 데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먹는 사람과 당장의 안위만 놓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항생제가 검출되는 비율이 일반적인 고기 (0.1~0.6% 수준)에 비해 수백배가 높고, 다양한 종류가 동시에 검출되었다는 결과는 의미심장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축종보다 개고기를 만들기 위한 사육을 할 때 다량의 항생제가 적절한 관리 없이 무분별하게 투여되었을 가능성을 조사 결과가 방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생제가 무분별하게 투약될 경우, 점차 항생제를 써도 죽지 않는(내성을 가지는) 균이 늘어나게 되고 이러한 균이 늘어날수록 질병의 관리와 치료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세균을 직접 때릴 수 있다면 모를까, 지금 쓸 수 있는 약은 항생제 뿐인데 말이죠...

 

항생제 내성균 문제는 이미 동물과 사람의 공공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더욱이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주요 세균의 항생제 내성률의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서구 국가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개고기를 먹을 때 항생제를 같이 먹어서 문제가 되는 부분보다는, 개고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사용된 항생제들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세균들을 키워낼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큰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생제 남용의 결과 생겨나는 내성균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번 조사 결과는, 개고기 문제를 단순히 ‘먹느냐 먹지 않느냐’ 개개인의 기호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는 공중보건학적인 문제라는 것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있기도 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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