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빠 혼자 나가는 거구나.. 그렇구나.."

2017.09.19 14:02:38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노트펫] 반려인들에게는 매일 반복되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시간이 있다.

 

바로 현관문을 앞에서 외출을 앞두고 반려동물에게 작별을 고하는 타이밍.

 

4살 된 보더콜리 '쿠키'의 견주 김옥균 씨 역시 그렇다.

 

 

평소 대부분의 일상을 공유하며 함께하는 외출이 잦은 쿠키와 옥균 씨.

 

이날도 쿠키는 옥균 씨와 함께 외출하는 줄 알고 신이 나 현관 복도까지 따라온 쿠키는 상황을 파악하고 터덜터덜 걸으며 옥균 씨는 애절하게 바라본다.

 

옥균 씨는 "저 혼자 외출할 때면 기가 죽어서는 세상 잃은 표정으로 쳐다봐요. 나갈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파요"라고 말했다.

 

더구나 학대 받은 트라우마을 안고 사는 쿠키인 만큼 옥균 씨는 더욱 마음이 쓰인다.

 

공놀이를 좋아하는 쿠키예요

 

그림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쿠키(오른쪽)

 

옥균 씨는 2년 전 애견카페에서 일을 시작하며 쿠키를 처음 만났다.

 

하지만 일한 지 한 달여가 지나고 옥균 씨는 쿠키를 비롯한 개들이 학대를 당한다는 걸 알게 됐고 이를 SNS에 올려 해당 카페를 신고했다.

 

이후 카페는 노동법, 위생법, 동물보호법 등의 법적 문제로 문을 닫게 됐고 옥균 씨는 쿠키를 입양했다.

 

"쿠키는 큰소리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면 트라우마를 느끼고 패닉에 빠지기도 했어요. 성격도 소심해져서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했죠."

 

옥균 씨는 직접 전문적인 훈련법을 배워 쿠키가 학대 기억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했고 이제 쿠키는 이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친구들이랑 노는 쿠키(맨 앞). 밖에 나가는 걸 이렇게 좋아하니 옥균 씨의 외출에 그리 시무룩해지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옥균 씨가 외출할 때만큼은 세상 잃은 표정이 된다는 쿠키.

 

옥균 씨는 "그렇다고 안 나갈 수는 없으니 저는 외출을 갔다가 돌아오면 바로 쿠키와 산책을 나가요. 그럼 쿠키가 제가 나가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요"라고 전했다.

 

사람에게 상처 받았지만 다시 사람에게서 치유 받고 있는 쿠키. 그런 녀석을 위해 마음을 내준 옥균 씨. 서로를 만나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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