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투견` 만든다고 러닝머신까지 동원한 英투견업자들
2019.04.01 15:11:32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검은 스태포드셔 불 테리어 한 마리가 러닝머신을 뛰고 있다. 검은 개의 몸줄이 러닝머신에 고정돼, 개는 쉬고 싶어도 몸줄을 풀어줄 때까지 끝없이 달려야 한다.
불법 투견 사육업자들이 강한 투견을 만들기 위해 러닝머신까지 동원했다고 영국 대중지 미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지난해 영국에서 불법 투견이 1601건 보고됐고, 이는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투견 신고는 7915건에 달했다.
RSPCA는 거의 200년 가까이 불법인 투견이 영국에서 만연하자 그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최근 적발된 투견업자의 휴대전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국 경찰이 평생 동물을 키우지 못하도록 법원 판결을 받은 존 닙스(55세)를 불시단속해서, 그가 투견을 조련해 판결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 영국 잉글랜드 링컨 치안법원은 닙스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동영상을 토대로 지난 2월 유죄 판결을 내렸다.
투견업자들은 투견의 힘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러닝머신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검은 스태포드셔 불 테리어 뿐만 아니라 다른 개들도 마찬가지 처지다. 다른 동영상에서 어떤 개는 조금만 속도를 늦춰도 목을 조이는 목줄 탓에 살려고 쉴 새 없이 달렸다.
45분 투견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개, 자신보다 더 큰 개와 싸운 개 ‘배디’ 등 닙스의 전화에 투견의 끔찍한 실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커스티 위스널 RSPCA 조사관은 법정에서 “배디의 시신을 찾지 못했지만, 투견에 관한 사진과 문자 메시지로 배디가 머리에 심각한 자창을 입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최고의 투견”을 만들기 위해 닙스가 가장 크고 공격적인 개를 찾았다고 증언했다.
다른 투견 사육업자 닐 포레스트는 자택 정원에서 투견을 키우는 것이 적발돼, 지난해 징역 6개월형을 받았다. 정원에서 구조된 교배종 투견 ‘칼리’의 몸에 온통 상처투성이여서, 칼리가 투견 조련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배디는 찾지 못했지만, 칼리는 무사히 구조된 덕분에 RSPCA를 통해 조지나 아놀드와 오웬 그레이 커플에게 입양됐다. 아놀드는 “이빨이 몇 개 없고, 상처들이 있었지만 칼리가 투견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칼리는 정말 친절하고 테디베어 같아서, 뼈 속까지 나쁜 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투견 조직은 마약 조직을 모방해서 증거를 안 남기는 선불폰으로 암호를 써가며 연락하고, 은밀하게 투견을 조련해서 공급하고 투견장을 주선하고 있다. 그래서 RSPCA 잠입 조사와 경찰 수사가 더 어려워졌다.
게다가 투견 조직이 비밀리에 운영하는 투견장이 축구의 프리미어 리그라면, 개 한 마리를 고양이들과 싸움 붙이는 즉석 투견이 2부 리그로 성행하고 있다고 마이크 부처 RSPCA 조사관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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