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반려견 버린 英견주의 고백..“같이 굶을 순 없어서”

2020.01.03 15:25:14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성당에 버려진 반려견 크래커.

 

[노트펫] “너를 사랑해. 정말, 정말, 정말 미안해.”

 

생활고를 겪은 견주가 성당에 개를 버리면서 가슴 아픈 쪽지를 남겼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태포드셔 불 테리어 믹스견 ‘크래커’는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 카운티 블랙풀의 한 성당에 버려졌다.

 

성당 직원이 이날 아침 24시간 개방하는 새이크리드 허트 로만 카톨릭 성당 제단에서 목줄에 묶인 크래커를 발견했다. 견주는 손 글씨로 다음 내용과 같은 쪽지도 남겨 놨다.

 

“내 삶이 정말 어려워져서, 이 녀석이 나와 함께 밖에서 춥고 배고프게 지내게 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쉽게 이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어주세요. 내 개는 나에게 전부이고, 나는 다른 무엇을 할지 몰랐습니다. 이 녀석은 얌전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개입니다. 3월 22일에 7살이 돼요. 앞발이 약해서 한 달간 치료했지만 여전히 빨갛게 상처가 있어요. 내 마음이 아프고, 나는 말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이 녀석을 그리워할 겁니다. 나는 이 녀석이 받아 마땅한 새 집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사랑한다. 그리고 정말, 정말, 정말 미안해. ○○○○”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성당으로부터 크래커를 넘겨받아서, 잘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크래커의 주인이 나서지 않으면, RSPCA는 크래커를 재입양센터에 보내서 새 주인을 찾아줄 예정이다.

 

윌 램핑 RSPCA 조사관은 쪽지로 보건대 견주가 크래커를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며 “누군가 밖에서 크래커를 그리워하고, 크래커가 어떻게 지낼지 궁금해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크래커가 버려진 새이크리드 허트 성당.

 

이어 RSPCA는 경제난을 겪는 견주들은 동물병원이나 RSPCA 같은 자선단체에 도움을 청하길 당부했다.

 

램핑 조사관은 “누군가 앞으로 나선다면, 나는 그들이 어떤 곤경에도 처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다”며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던지 간에 RSPCA가 그들과 이야기해서 그들과 크래커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점도 밝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당도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크래커가 잘 지내고 있다고 밝히고, 견주가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다며, 견주가 보고 있다면 성당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